녹지와 만개하는 벚꽃 나무에 둘러싸인 낡은 단독주택이 있던 부지에 다가구 및 근린생활시설을 새로 짓기로 하였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 하는 경제적 논리에 의해 기존 단독주택이 가지고 있던 여유로운 공간은 없어지고, 최대의 밀도로 채울 수 밖에 없었으나, 부지의 많은 면이 녹지에 둘러싸여 있어서 녹지공간을 충분히 활용한 계획을 할 수 있었다.

만개하는 벚꽃을 매스를 통해 내부로 흡수하고, 일부를 돌출시켜 공유하며, 주변의 자연 환경과 어울리는 표정과 색채를 만들고자 노력하였다. 아이들이 소꿉놀이 하던 빈 마당과 외부계단을 실내 공간으로 옮기고, 가족 간의 소통이 가능한 작은 장치들을 아이디어 삼아 기존 단독주택이 가지고 있던 아날로그한 추억들을 실내 공간에 스며들게 하였다.

3미터에 가까운 경사지형, 지구단위계획에 의한 층수 제한과, 고도제한의 한계를 스킵형식의 단면으로 구성하여 계단을 따라 다양한 기능과, 다양한 가구로 분리하였다.

기존 단독주택의 한적한 공간을 없애고 새로이 만들어야 하는 경제적 밀도, 주거공간과 비주거공간의 분리, 경사지형, 여러 가지 법규상의 제약들을 고민하며 풀어나가던 과정들이 벚꽃 흐트러질 때면 소소한 미소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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