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이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선생님들이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0.04.08 1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 窓] 온라인 원격수업을 바라보며

제대로 되려면 학급당 학생수 줄이는 게 급선무
교사 수업 공개되는만큼 철저한 준비 더욱 필요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질병이 어떤 특정 지역의 산물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메르스와 사스를 겪었고, 지금 전 세계적으로 감염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이를 말해줍니다.

이런 질병의 세계화가 ‘지금’이라는 시대만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전 세계적인 질병이 된 최초의 사건을 꼽으라면 19세기 때 발병한 콜레라를 들 수 있겠군요. 그 콜레라는 인도의 풍토병에 불과했으나, 세계적으로 퍼뜨린 주범은 영국입니다. 콜레라는 영국 군인과 영국의 군함을 타고 널리 퍼지게 됩니다. 1817년 발병한 콜레라는 미얀마, 중국을 거쳐 1821 한반도로 들어오고, 이듬해인 1822년엔 제주도에까지 들어오게 되죠. 물론 당시 콜레라는 유럽, 일본 등 가리지 않고 퍼졌습니다.

전세계로 확산된 코로나 19. 화면은 존스홉킨스대학교 시스템 사이언스 및 엔지니어링 센터(CSSE) 상황판. 미디어제주
전세계로 확산된 코로나 19. 화면은 존스홉킨스대학교 시스템 사이언스 및 엔지니어링 센터(CSSE) 상황판. ⓒ미디어제주

19세기의 콜레라가 지금과 다른 점을 굳이 들라면 속도의 차이일 뿐입니다. 당시 콜레라는 수십년간 이동을 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병하는 점이 좀 다르군요.

코로나19를 바라보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창궐하리라 예상이 됩니다. <사이언스>는 올해 10월이나 11월쯤 코로나19가 다시 대폭발할 것이라는 예상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일상생활의 시계를 완전히 멈추고 살 순 없습니다. 사람의 이동을 100% 차단을 할 수도 없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우지 않고 산다는 것 역시 인간사회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교육당국이 내놓은 게 온라인 원격수업입니다. 어제죠. 제주도교육청이 7일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시연을 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현장을 지켜본 기자로서 많은 생각이 오갔습니다.

시연을 하시는 선생님을 바라보니 ‘정말 어려운 일을 한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어요. 아울러 ‘모든 교사들이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도 엄습했습니다. 게다가 ‘대체 저런 수업을 만들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여야 할까’라는 생각도 겹쳤습니다. 더 말씀드린다면 ‘원격수업에 적절한 학생수는 얼마일까’, ‘부모의 손길도 많이 필요하겠구나’ 등이었어요.

모든 게 갑자기 일어났다고 보는 게 맞겠죠. 초·중·고교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리라 누가 생각했던가요.

온라인 원격수업을 바라본 입장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원격수업을 하려면 적정한 학생수가 필요합니다. 제주도내 일부 교실은 학생수 30명을 넘는 곳이 있는데, 그런 교실에 있는 학생들은 불행할테죠. 원격수업 플랫폼인 줌(ZOOM)인 경우에 한 화면에 꽉 차야 25명입니다. 선생님을 포함해서 말이죠. 25명을 넘길 경우 모든 학생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죠. 사실 원격수업에 25명은 너무 많습니다. 코로나19는 다시 찾아올테고, 코로나19 이후엔 다른 바이러스를 상대해야 합니다. 그때 역시 온라인 원격수업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때문에 학급당 학생수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더해져야 합니다. 학급당 학생수를 15명 전후로 맞추지 않는한 제대로 된 원격수업은 어려워 보였어요.

수업의 질적 측면을 얘기해볼게요. 온라인 원격수업 현장을 본 결과 일반적인 수업으로는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우선 전합니다. 선생님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가능하다는 것이죠. 더 많이 준비해야 하고, 온라인에 맞는 새로운 수업도 발굴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온전히 수업만 할 수 있도록 다른 업무를 빼줘야 합니다. 그게 가능할까요?

온라인 원격수업의 또 다른 점은 교사의 수업이 공개된다는 점입니다. 학부모들도 교사들의 수업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죠. 그건 뭘 말하나요. 수업을 대충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어쨌건 코로나19는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고 있어요. 강제적으로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이왕 이렇게 됐으니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스마트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걱정하겠지만 아이들 시각에서 바라보면 온라인은 더 재밌는 수업을 만드는 촉매제도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걸 준비하는 이들을 어렵지만요.

그리고 하나만 더 요구해 봅니다. 이왕 온라인 원격수업이 시작됐으니, 제주도교육청 출입기자들도 간혹 온라인으로 브리핑을 하거나 기자회견을 하는 건 어떤가요. 이건 이석문 교육감님께 올리는 질문입니다. 기자들도 시대에 맞춰서 사는 삶도 필요할테니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