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제주 지역 운동선수들 ‘일상화된 폭력’ 노출 “심각”
제주 지역 운동선수들 ‘일상화된 폭력’ 노출 “심각”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4.07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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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체육회 등록선수 중 40% 성폭력 피해 또는 목격 드러나
제주도의회 정책연구실 현안보고서 “폭력피해 실태조사 정례화 필요”
제주 지역 운동선수들의 폭력피해 실태 조사 결과를 분석한 제주도의회 정책연구실의 현안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제주도체육회관 전경. /사진=제주도체육회 홈페이지
제주 지역 운동선수들의 폭력피해 실태 조사 결과를 분석한 제주도의회 정책연구실의 현안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제주도체육회관 전경. /사진=제주도체육회 홈페이지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지역 운동선수들 중 상당수가 성폭력 피해를 당하거나 성폭력을 목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연구실이 제주도체육회‧제주도장애인체육회와 공동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제주특별자치도 운동선수 폭력 피해 실태조사 분석 및 시사점’ 현안 보고서에 따르면, 두 체육회 소속 선수들 모두 일상적인 폭력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체육회 소속 운동 선수의 39.3%, 도장애인체육회 소속 운동 선수의 2.6%가 성폭력 피해를 입거나 성폭력을 목격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우선 일반 선수와 장애인 선수 모두 ‘폭력이 문제 해결에 효과적이다’라는 인식이 7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폭력 여부 및 경험(목격 포함)에 대한 조사 결과 도체육회 선수들은 정서적 폭력 77.6% 신체적 폭력 69.7%, 언어적 폭력 55.3%, 성폭력 39.9%로 나타났고 도장애인체육회는 정서적 폭력 8.2%, 신체적 폭력 4.6%, 언어적 폭력 19.1%, 성폭력 2.6%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양 체육회 선수들 모두 폭력 피해에 대한 대처와 관련,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보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비율이 도체육회 68.9%, 도장애인체육회 83.4%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심한 폭력이 아니어서’라는 응답이 도체육회 선수들의 경우 26.4%, 도장애인체육회 선수들도 23.1%로 가장 많았다. ‘앞으로 계속 만나야 해서’라는 답변도 도체육회 19.2%, 도장애인체육회 22.4%였다.

도의회 정첵연구실은 이처럼 심각한 제주 지역의 운동선수 폭력 실태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우선 체계적인 폭력 피해실태 조사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내놨다.

또 폭력 예방교육프로그램 등 상시 교육체계를 수립하고 폭력 피해신고 및 상담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스포츠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추진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점 등을 제언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각종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운동선수에 대한 인권보호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어 “상명하복의 수직적 질서와 폭력에 관대한 그릇된 관행이 자리잡은 체육계의 특수한 상황을 우리 제주 사회가 묵인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범도민 차원에서 폭력의 재생산 구조와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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