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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나는 ‘살아있음’을 느껴요”
“지금 이 순간, 나는 ‘살아있음’을 느껴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12.14 2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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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꽃은 학교에서] <15> 위미중 연극 동아리

12월 20일 오후 1시 30분, '제7회 위미몬딱연극제'
1학년 모두가 연극 동아리 활동, 세 가지 연극 선보여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선진국을 가늠하는 지표입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은 뭐가 다를까. 먹는 것, 입는 것, 여러 가지가 다를 수밖에 없지만 그 중에서도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집니다. 문화예술은 특정한 사람들이 누리는 산물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즐기는 보편타당한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선진국입니다. 특히 문화예술은 어릴 때부터 심어줘야 합니다. <미디어제주>는 제주도내 각급 학교의 동아리를 들여다보면서 문화예술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심어지고 있는지 살피는 기획을 싣습니다. 이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편집자주]

위미중아리 1학년 학생들, 연극 '청개구리' 팀.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꼭 무언가가 되려 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존재 자체만으로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그리고 여기. 대단한 무엇을 위해서가 아닌, 무대 위 생생하게 느껴지는 ‘살아있음’의 감정을 위해 부단히 연기 연습 중인 학생들이 있다. 위미중학교 1학년 연극 동아리 학생들이다.

“저는 사실 ‘주목 공포증’이라고 할 만큼, 남들에게 주목받는 걸 두려워해요. 그래서 이번 무대가 불안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연극 연습하는 건 재미있어요.” / 위미중학교 1학년 신영

자신에게 ‘주목 공포증’이 있다고 말하는 신영. 위미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신영이는 오는 12월 20일 열릴 ‘제7회 위미몬딱연극제’에 배우로 무대에 선다.

신영이 맡게 된 배역의 이름은 ‘신영’. 연극 ‘청개구리’에 등장하는 소심한 아이 역할이다.

“제 성격이랑 배역의 성격이 비슷해서 스스로 이 역할에 지원했어요. 아무래도 성격과 비슷한 역할이면 연기하기 쉬울 것 같아서요.” / 신영

오른쪽이 연극 '청개구리'에서 '신영' 역을 맡은 신영이다.

신영의 대사는 그리 많지 않다. 다른 배역에 비해 튀는 역할도 아니다. 하지만 신영은 자신의 역할에 만족한다고 말한다. 작지만, 극의 전개상 꼭 필요한 인물 ‘신영’을 연기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처음에는 남들 앞에서 연기하는 게 어색했는데요, 이제는 좀 달라요. 나중에 2학년 되어서 또 해도 좋을 것 같아요.” / 신영

인터뷰에 응해준 신영에게 단독사진 한 장을 찍어도 될까 물었다. 그건 쑥스러워서 곤란하단다. 그러면서 신영은 “무대에서 연습하는 모습은 찍어도 좋다”라고 덧붙였다.

“신영이 인터뷰에 응했다고요? 에이~ 정말요? 다른 아이 아닌가요? 맞다고요? 와~ 정말 대단한데요!”

신영과의 인터뷰를 마쳤다는 소식에 놀라며, 기뻐한 어느 교사의 말이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려하는 신영이 무려 ‘언론사 인터뷰’에 응했다는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고.

연극 '눈의 여왕' 무대를 위해 연습 중인 학생들.

다가오는 ‘제7회 위미몬딱연극제’는 위미중학교 1학년 전체가 참여하는 행사다. 1학년 모두가 연극 동아리 부원이기 때문이다.

오는 20일, 오후 1시 30분부터 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될 '위미몬딱연극제'. 선보일 무대는 총 세 가지다. 사춘기 청소년의 ‘이유있는 반항’을 주제로 하는 연극 <청개구리>, 친구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연극 <눈의 여왕>,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운 오리 새끼> 세 개의 연극이 위미중 1학년 연극 동아리 아이들의 출연으로 만들어진다.

“저는 연극 ‘청개구리’에 출연하는데요. 역할의 이름도 ‘채린’이에요. 활발하고 쾌활하고, 뭐든지 잘 하는 그런 아이죠.” / 위미중학교 1학년 오채린

신영처럼, 채린 역시 자신과 비슷한 성격의 배역을 맡았다. 다른 점은 성격이 완전히 극과 극이라는 것.

“연극 동아리를 통해 처음 연극을 접했어요. 무대 위에 서서 이야기하고, 무언가를 표현하고 하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그리고 가장 신기한 건 연기를 하며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는 거예요.” /채린

채린은 연기를 하며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 섰을 때의 두근거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감정’이 신기하고, 즐거울 따름이라고.

“춤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2학년 땐 연극 동아리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기회가 있다면 댄스 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무대 위에 서는 건 계속 하고 싶거든요.” / 채린

채린은 연극 동아리 수업에서 춤을 배운 이후, 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에서 선보이는 춤은 (채린의 말에 의하면) ‘율동’ 수준이지만, 2학년 땐 좀더 체계적으로 춤을 배워보고 싶다는 의미다.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진로를 찾은 애들도 있어요. 이전에는 무대 위에 설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요, 연극으로 무대 위에 서보니 알게 된 거죠. ‘아 나는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제 친구는 아나운서가 꿈이고요, 가수를 꿈꾸는 친구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 채린

연극 '청개구리'를 연습 중인 학생들.

연극 동아리 활동으로 각자의 꿈을 갖게 된 아이들. 아나운서, 가수, 댄서 모두 연극과는 무관해 보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남들 앞에 서서 주목받는 직업이라는 사실이다.

채린에게 마지막 질문을 해본다.

“당신에게, ‘연극’이란 무엇입니까?”

저에게 연극은 ‘도전’이었어요. 처음 해보는 것이기도 했고, ‘춤’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마음먹게 해주기도 했으니까요. 앞으로 연극처럼, 스스로 도전을 하게 하는 여러가지 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 채린

연극은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더 많은 도전을 꿈꾸는 위미중 1학년 오채린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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