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가 바라본 실전
합기도가 바라본 실전
  • 문영찬
  • 승인 2019.09.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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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52>

무술 또는 무도의 평가는 실전이라는 명제하에 자유로울 수 없는 듯하다.

실전 증명이라는 내용은 영화의 주 단골 소제로 자주 등장했으며, 많은 무도가의 영웅담으로 소개되고 있기도 하다.

요즘도 MMA나 격투기 시합 등에 나온 우승자가 어떤 무술을 수련했느냐는 실전성 증명에 꽤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격투기 등의 시합에서 증명하지 못한 무술 종목은 사이비 또는 실전성이 약하다라는 오명을 받기도 한다.

 

실전 : 실제의 싸움

실전은 표준 국어 대사전을 찾아보면 실제의 싸움을 뜻한다.

싸움은 여러 형태로 존재하기에 실전의 양상은 여러 형태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무도, 또는 무술의 외적인 모습은 두사람이 맞대어 싸우는 형태로 묘사되고 있어 서로의 힘대결을 무도, 또는 무술에서는 실전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서로 힘대결의 구도를 기준으로 잡게 되면 당사자의 성격이나 성향을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성격 자체가 부드럽거나 싸움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리 강한 무술을 배워도 시합에 나가서 우승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많은 트레이너들도 선수를 선발하여 훈련을 시킬 경우 승부욕이 강하고 싸우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을 우선 선발하여 시합을 준비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똑같은 무술을 배워도 당사자의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에 단지 힘대결의 결과를 가지고 해당 무술이 실전성이 좋다 나쁘다의 결론을 내리는 것은 그리 올바른 방법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싸움이 일어난다면 아마 싸움에 임한 당사자들은 목적이 있을 것이다.

이 목적을 충실히 이루고 지켜내고 있느냐가 어쩌면 더 실전성을 논하기에 올바른 방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시합 등 상대와 대결구도에서 우승을 목적으로 한다면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전략, 전술 및 기술 습득 등의 방법들이 실전성이며, 단지 건강을 지키고 스트레스의 해소가 목적이라면 그 목적에 걸맞는 방법들이 실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합기도가 추구하는 실전

합기도는 ‘상대를 위험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무도’라고 한다. 즉, 합기도의 목적은 상대를 다치지 않게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합기도는 부상을 입힐 수 있는 시합이 금지되어 있고, 오로지 자신의 기술을 표현하는 ‘연무’라는 것을 도입하여 수련에 임하고 있는 무술이다.

합기도는 수련 방식 또한 기술을 표현하는 입장과 받아내는 입장의 두 부류가 함께 어우러져 수련을 한다.

표현하는 사람의 목적은 받아내는 사람이 다치지 않게 최대한 보호하면서 기술의 표현을 완벽하게 하려는 게 목적이며, 받아내는 사람 또한 자기 스스로를 최대한 보호하면서 기술을 표현하는 사람이 완벽하게 기술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받아내는 것이 목적이다.

이 두 목적을 서로 바꿔가며 완벽하게 표현하며 그 모습이 조화로울 때 비로소 완벽한 합기도 수련을 하고 있다고 할수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의 실전

이처럼 실전의 목적은 꼭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워 이긴다는 단순한 방법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최대한 상대와 다툼의 여지를 만들지 않는 것이 합기도에서 바라는 실전인 것이다.

꼭 필요하다면 싸움에 물러서지 않아야 하겠지만 상생을 목적으로 하는 합기도는 항상 더 나은 방법을 항상 찾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며 그 방법을 선택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의 실전과는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는 무도이다.

어찌 보면 상생의 모습이 점점 사라져가는 요즘의 현대 사회에 합기도의 수련 목적과 모습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방향이 합기도의 목적과 모습이 아닐까.

 




 

문영찬의 무술 이야기

문영찬 칼럼니스트

(사)대한합기도회 제주도지부장
제주오승도장 도장장
아이키도 국제 4단
고류 검술 교사 면허 소지 (천진정전 향취신도류_텐신쇼덴 가토리신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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