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희망의 증거
기고 희망의 증거
  • 미디어제주
  • 승인 2019.09.10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JDC 이음일자리 움직이는 도서관사서 문옥출
움직이는 도서관사서 문옥출
움직이는 도서관사서 문옥출

책을 좋아하는 한 소녀는 자신의 이름에 ‘글월 문(文)’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문학소녀가 될 운명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소설과 시를 읽으며 꿈을 키워갔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더욱 차가웠다. 좋아하는 문학공부 대신에 일을 하고, 세 아이를 키우고 남편의 내조를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가족을 위해 희생해 온 세월이 빛을 본 것인지 아이들은 올곧은 사회인이 되었고 사회생활에 전력투구하던 남편은 집안일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삼십 여년의 세월 끝에 오롯이 그녀만의 시간이 생긴 것이다. 그녀는‘엄마’와 ‘아내’라는 이름 뒤에 숨겨져 있던 ‘나’를 찾고 싶었다. 사회 속에서 자신을 확인받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가정 속에서 보낸 시간을 사회는 경력으로 쳐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뀔 때 즈음 그녀는 JDC 이음 일자리 사업에 대한 현수막을 보았다.

신 중년의 인생 이모작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일자리와 지역사회를 잇는 JDC 이음일자리 사업.

이 사업은 그녀에게 놀라운 경험들을 선사했다.

그녀는 움직이는 도서관 사서가 되어 병원 안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어릴 땐 스스로 탐독을 하며 행복을 느꼈다면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과 도움을 주며 사회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뿌듯하게 했고 삶의 이유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한번은 일을 하다가 오래전 지인을 만나기도 했는데 가정주부였던 그녀가 멋지게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을 증명해주어서 자신 또한 희망을 갖게 된다고 말해 그녀를 감동시켰다.

진작 눈치 채셨겠지만, 그녀는 바로 접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허리가 굽고 작아진다는데, 저는 요즘 자긍심에 어깨가 더 곧고 당당해진 느낌이 듭니다. 일을 한다는 것이 사람을 이렇게 활력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이음 일자리 사업을 통해 오랜 시간 단절되어 있던 저 자신과 사회를 잇게 되었고, 새로운 사람들, 잊고 살았던 꿈과도 저를 잇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역사회의 수많은 ‘그’와 ‘그녀’에게 희망을 이어주고 계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제주YMCA, 노사발전재단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