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름 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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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디어제주
  • 승인 2019.08.1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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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JDC 새별오름 2조 조경화
새별오름 2조 조경화
새별오름 2조 조경화

아침 7시가 조금 넘어 나는 버스를 타고 화전마을에서 내려 20분을 걸어 나와 하루를 지낼 새별오름에 도착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음일자리 사업으로 오름매니저를 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동료 언니와 함께 오름 이야기부터 이런 저런 세상사를 얘기하며 오름을 오르는 것은 또 다른 내 삶의 낙이 되었다.

오름길은 참 아름답다. 크고 작은 꽃들이 웃으며 날 반겨준다. 어떤 때에는 노루와 눈 맞춤을 하며 걷는다. 오름을 오르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쓰레기를 봉지에 담으며 중턱을 오르면 넓게 펼쳐져 있는 들판과 그 너머 멀리 떨어져 있는 오름들이 보인다.

이 순간 누가 부러울까. 나는 동화 속 하이디처럼 소녀가 되어보는 꿈을 꾸면서 맑고 시원한 공기를 먹고 정상에 오른다. 멀리는 한라산 정상이 보이고 바리메오름, 노꼬메 등을 보며 간식도 먹고 푸르른 냄새를 맡으며 명상을 하기도 하고, 나의 고향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리움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즐거움도 있고 가슴이 아려오기도 한다.

바람이 좋은 날에는 행글라이더를 하시는 아저씨를 구경하고 아름다운 청춘남녀의 사진도 찍어주며“어디서 오셨어요?” 하면서 인사도 건네는 평화로운 오후를 지낸다. 나는 제주에 자리 잡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신참이다. 오름이란 단어도 생소할 만큼 제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와서 오름매니저 일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오름매니저를 직업으로 하게 되면서 오름의 역사도 배우게 되고, 제주의 아픈 역사 4·3사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자연의 식물들이 계절의 감각에 의해 예쁘게 바뀌어 가는 것도 보고 느끼게 되었다.

오름매니저 일을 하면서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오름을 바라보면 정말 가슴이 뻥 뚫린 것을 느낀다. 가끔은 답답하고 힘이 들지만 오름을 바라보며 봄처녀의 설렘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설렘을 느끼게 해준 나 자신과 JDC, 그리고 주변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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