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보육교사 피살 사건 “검찰 공소사실 인정할 증거 없다”
10년전 보육교사 피살 사건 “검찰 공소사실 인정할 증거 없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7.1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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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제2형사부 50대 피고인 무죄 선고
작년 12월 21일 구속 203일째 되는 날 석방
재판부, 위법 수집 청바지 등 증거능력 배제
“피해자 당시 제3자 차량 탑승 가능성 있어”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2009년 2월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여)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박모(50)씨가 11일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지난해 12월 21일 구속일로부터 따지면 203일째 날이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이날 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강간등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 대해 "검찰이 내놓은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판에 있어서 주요 쟁점은 박씨 소유의 청바지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과 검찰이 공소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한 여러 간접 증거의 입증력 여부였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청바지의 경우 박씨가 지난해 12월 21일 구속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추가 증거다.

그러나 2009년 2월 9일 경찰이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상태에서 박씨의 주거지인 A모텔을 수색한 것이 문제가 됐다.

경찰의 압수수색절차가 위법한 것이어서, 이를 통해 얻은 청바지 역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됐다.

재판부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인 청바지와 이를 기초로 미세섬유 증거 및 분석 결과 등 2차 증거들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2009년 2월 1일 새벽 피해자 이씨가 피고인 박씨가 몰던 택시에 탑승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분명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사건 당시 피해자와 인상 착의가 비슷한 여성 승객을 태우고 이씨가 근무했던 어린이집 인근에 내려줬다는 다른 택시기사 제보 등을 볼 때 피해자가 제3자의 차량 또는 택시에 탑승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씨가 몰았던 택시에서 피해자 이씨의 옷에서 검출한 미세섬유 증거와 유사한 섬유가 검출된 것에 대해서도 "동일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미세섬유증거 분석 결과만으로 피고인(박씨)과 피해자(이씨)가 접촉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이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과 분석결과로도 해당 영상 속 차량이 박씨가 몰았던 택시와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점이 있고 통화 내역을 삭제하는 등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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