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창시절 친구들과 ‘한수풀역사문화걷는길’을 걷고 와서
[기고] 학창시절 친구들과 ‘한수풀역사문화걷는길’을 걷고 와서
  • 김정련 아라신문 마을기자
  • 승인 2019.06.11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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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련 아라신문 마을기자

6월 9일,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총동창회(회장 이애숙)는 동문 200여명이 참여해 (사)질토래비 문영택 이사장과 김원순 제주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한수풀역사문화걷는길을 걸었다.

삼별초군과 최영 장군이 제주에 상륙할 때 이용한 포구이며 제주마(馬)를 뭍으로 실어 나르던 포구인 '옹포',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노천 박물관인 연자방아, 바다를 건널 제주마들을 대기시켰던 '마대기빌레', 명월진성 성곽길, 서당을 오가는 학동을 떠올리게 하는 '월계정사'와 '우학당 터' 를 지나는 10km 여정이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동문들은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걸으며 회포를 풀었는데 그 모습이 세월을 거슬러 여고시절 소녀들을 연상시켰다.

한수풀역사문화걷는길를 걷고 있는 제주중앙여고 동문들. 김정련
한수풀역사문화걷는길를 걷고 있는 제주중앙여고 동문들. ⓒ김정련

길을 걸으며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진한 향내를 내뿜는 마삭줄과 장미, 노랗게 익은 비파열매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고, 지팡이를 짚고 텃밭에 잡초를 뽑고 있는 할머니를 보며 각자의 입장에서 소설 한편을 써내기도 했다. 한창 열매를 매달고 파릇해진 기장밭 사이로 돌담을 마주하고 바다 건너 비양도가 보이는 해안 절경을 감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왁자지껄하던 아줌마들의 수다를 잠재운 시간도 있었다. 비양도에 있는 천연기념물이 무엇일까요? 라는 해설사의 질문에 순간 조용해졌다. 누군가 “맹꽁이 우는 밭에 돌 드리친 듯 좀좀허다.”라는 제주속담을 말해 웃음이 터졌다. 참가자들 모두 비양나무를 기억하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그냥 지나치기 쉬운 우학당과 한림초등학교 발상지, 한림공업고등학교 발상지 같은 곳을 보며 옛날의 교육에 대해 생각해보고, 일본군수용통조림공장 옛터 같은 곳을 보며 일제강점기 역사적 사실을 되짚어 보는 시간도 소중했다.

“한수풀은 한림읍의 옛 이름으로 널따란 숲을 뜻한다는데 수풀이 우거졌던 한림을 상상하며 걷다 보니 더운 줄 모르겠다. 뿐만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에 다리 아 픈 줄 모르고 완주했다.”는 한 동문의 말이 이번 행사의 참맛을 그대로 표현한 한마디가 아닐까 싶다.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여정을 삶의 한 페이지에 가끔 채워 넣는 것도 소확행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감히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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