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금 쓰면서, 내역 공개는 안 하겠다니?
국민 세금 쓰면서, 내역 공개는 안 하겠다니?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4.05 16: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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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평화재단 운영 실태 고발] <3> 세금으로 사업하며, 내역 공개는 거부

-외교부와 제주도의 200억 출연으로 탄생한 국제평화재단
-매년 운영비로 수십억 세금 투입되는데, 내역 공개는 거부
서귀포에 위치한 제주국제평화센터 입구. 국제평화재단도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 국제평화재단의 정체, 그것이 알고 싶다

이 문장을 기사의 말머리부터 강조한 이유가 있다. 

기자가 국제평화재단(이하 재단)의 운영 실태를 취재하며 절실히 느낀 점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지난 기사를 통해 정보공개포털 기관 등록이 안 되어 있는 재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비와 도비 수십억이 매년 재단에 지급되고, 재단 운영 및 사업비로 사용되고 있음에도 그 사용 내역을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정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국제평화재단은 공공기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비영리 재단법인'이었다.

그렇다면 기자가 지적한 문제가 사라지는 걸까?

안타깝게도 본질적인 문제는 변하지 않는다. 국제평화재단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는 13년째 단절 중인 것이 맞다.

그리고 어쩌면 재단이 공공기관이 아닌, ‘비영리 민간재단’으로 탄생한 것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이말이 의미하는 바를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 국제평화재단, 탄생 근거와 하는 일은?

<미디어제주>가 외교부에 문의한 바에 따르면, 재단은 제주도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되며, 관련 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 1월 설립된 기관이다.

재단 홈페이지에는 설립 목적을 아래처럼 정의하고 있다.

“국제평화에 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대안을 연구개발하여 이와 관련된 국제교류활동을 통해 한반도 및 동북아와 나아가 세계평화와 번영에 이바지.”

솔직히 기자는 이 내용을 읽고 잘 와 닿지 않았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한다는 걸까.

그래서인지 재단 홈페이지에는 주요 사업 내용이 따로 기재되어 있다. 아래 내용이다.

<국제평화재단의 주요 사업>

국제평화에 관한 연구, 교육 및 간행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및 기타 국제행사의 주관

유엔과의 협력 및 유엔의 목표에 부합하는 교육 연수

위 사업추진을 위한 부설기관의 설치와 운영

목적달성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한 수익사업

설립목적에 부합한다고 이사회에서 인정한 사업

위 사업 내용을 쉽게 정리하자면, 재단은 국제평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교육 연수를 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공익적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재단인 것이다.

 

# 200억원 세금으로 탄생한 비영리 재단, ”운영도 세금으로”

재단은 2006년 1월,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탄생했다.

단, 비영리 재단이지만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주도해서 설립한 것이 아닌, 제주도와 외교부가 공동 출연해 탄생시켰다. 당시 제주도의 출연금은 50억원, 외교부는 150억원이다.

탄생 이후에도 재단은 매년 수십억의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고 있다. 비영리 법인이라 영리 목적의 사업을 수행하기 어려우니, 국가와 제주도가 공익사업을 위한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국가와 제주도는 "세계평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에 사용하라"며 매년 30~40억원의 돈을 재단에 출연한다. 금액은 매년 증액되는 모양새며, 올해는 40억원이 넘는다.

자, 여기까지 서술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재단은 200억원 세금으로 만들어진 비영리 재단법인, 제주도와 국가가 주도적으로 만든 기관, 13년 동안 매년 수십억 세금이 투입되는 기관이다.

 

# 세금 사용한다, 그런데 사용 내역은 밝힐 의무 없다

기자는 지난 한 달여 가량 재단에 투입된 세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가를 알아내려 애썼다.

이에 재단과 제주도, 외교부에 재단 사업에 대한 세출내역결산서나 재단 정관을 요청하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단 측에서는 기자가 요구한 모든 내용에 대해 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국제평화재단의 입장. 국제평화재단에 한 차례, 외교부에 두 차례 공개청구를 했지만 재단 측은 '공개 불가'의 입장을 밝혔다.

재단 측은 기자가 처음 정보공개를 요청했던 3월 초, “재단은 비영리 법인이라 정보공개대상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세금을 사용하는 기관인데, 그 사용 내역 공개를 거부한다니. 이해가 되지 않지만, 비영리 재단법인이기에 강제로 알아낼 방법은 없다. 정보공개청구 제도는 청구 대상이 공공기관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정보공개청구 제도의 허점이기도 하다. 비영리 재단법인은 정부로부터 출연금을 지원받는다 하더라도 상세 내용을 밝힐 의무가 없다. 혹여나 출연금을 엉뚱한 데 쓰더라도 국민은 이를 알기 힘들다.

 

# 국제평화재단의 국비·도비 출연금 사용 내역, 알 방법 없을까?

공공기관이 아니더라도 정보공개청구 대상기관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이라면 정보공개청구 대상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국제평화재단은 어떨까?

재단은 외교부와 제주도가 출연한 기관이다. 그러니 단순하게 생각하면, 정보공개청구 대상에 포함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역시 아니었다. 재단은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매년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을 지정 고시한다. 이는 지자체의 장이나 시장, 구청장 등과의 협의로 이뤄진다.

행안부가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을 지정하고, 고시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해당 기관 경영을 합리화하고,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내용은 관련 법률 제1조에 명시되어 있다.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목적) 이 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출자(出資)하거나 출연(出捐)하여 설립한 기관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그 기관의 경영을 합리화하고 운영의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지역주민에 대한 서비스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적용 대상 등) ① 이 법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하고 제5조에 따라 지정ㆍ고시된 출자기관 또는 출연기관(이하 "출자ㆍ출연 기관"이라 한다)에 대하여 적용한다. 이 경우 출자기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지분(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과 산정 기준에 따라 계산한 것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 100분의 1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으로 지정되면, 직원 채용 시 공채를 거쳐야 한다. 매년 경영평가도 받는다.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의 기능이 강화되는 것이다.

그리고 재단은 외교부와 제주도가 출연한 기관이 맞다. 총 200억원 출연금 중, 50억원을 제주도가 출연했으니 법률에 따른 제2조 적용대상에도 해당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재단은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등록이 안 된 상태다.

이유가 있긴 하다. 재단은 제주도가 아닌, 외교부가 설립한 기관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도는 매년 수십억 출연금을 지원하고 있으면서, 재단을 관리·감독할 권한이 없다. 심지어 의무도 없다.

그렇다면 제주의 다른 기관은 어떨까?

국제평화재단과 마찬가지로 인권과 세계평화를 위해 설립된 제주4·3평화재단은 2015년 지자체 출자·출연기관으로 등록이 됐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4·3평화재단에 출연하는 사업비는 물론, 경영평가를 통해 관리·감독을 시행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매년 도비가 지원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 보다 투명하게 감독하기 위해서다.

 

# 내가 낸 세금,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싶어요

국제평화재단의 정체, 그것이 알고 싶다.

외교부와 제주도가 공동 출연하고, 13년째 수십억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그에 대한 사용내역은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재단.

제주포럼,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사업비, 제주국제연수센터 운영비 등 재단의 굵직한 사업의 상당 부분이 도비와 국비로 운영되고 있는데, 국민은 이것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다.

국민은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상세히 알 권리가 있다. 이는 상대가 ‘비영리 재단법인’이라도 마찬가지다.

'비영리 재단법인'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베일에 싸여 있던 국제평화재단. 과연 국민의 세금을 잘, 합리적으로, 투명하게 사용하고 있는걸까?

다음 기사를 통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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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2019-04-06 13:46:54
미르재단같은거 아닐까요?ㅋㅋ
원희룡과 아무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