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문화공원이라면 ‘돌’에만 매달리면 된다
돌문화공원이라면 ‘돌’에만 매달리면 된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3.21 14:35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속자료에 매달리는 돌문화공원] <2> 과욕은 금물

돌문화공원에 초가 수십동 만들었으나 관리 어려움
민속자료는 오히려 민속자연사박물관보다 더 많아
“세월 더께 입은 돌이라는 콘텐츠만 잘 승부해도 돼”
돌문화공원. 제주만의 특색인 돌을 잘 보여준다. 미디어제주
돌문화공원. 제주만의 특색인 돌을 잘 보여준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앞선 기획에서 돌문화공원이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 전부를 이관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유는 돌문화공원에 문을 여는 설문대할망전시관을 채울 자료 때문이다.

돌문화공원은 왜 민속자료를 요구하고 있을까. 설문대할망전시관에 민속실을 두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생각이 들테다. 돌문화공원은 민속자료를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 만들어지는 민속실을 채우기 위해서라고. 아니다. 돌문화공원도 민속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자료보다 더 많다고 한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8060점의 민속자료가 있고, 돌문화공원은 돌민속품 5924점, 민구류 1만1392점을 보유하고 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와 비슷한 성격의 민구류는 자연사박물관보다 훨씬 많이 지니고 있다.

돌문화공원이 보유한 민속자료가 상당수임에도 또 요구를 한다고 하니, 사실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8060점 가운데 2700여점을 이관할 수 있다고 함에도 돌문화공원은 일부가 아닌, 전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앞선 기획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30년 넘게 제주도라는 땅을 지키고 있는 민속자연사박물관 입장에서 민속을 완전 내준다는 건 박물관의 존재 가치를 말살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문제해결은 없나. 있다. 박물관 개관 당시의 목적을 그대로 실행하면 그만이다. 박물관이 내건 최고의 가치를 잘 실현하면 된다는 뜻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개관 당시 제주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었고, 그걸 지금까지 잘 수행하고 있다.

돌문화공원은 어마어마한 면적을 자랑한다. 제대로 보려면 3시간은 잡아야 한다. 그런데 돌뿐만 아니라 초가를 집어넣었고, 이제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도 요구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돌문화공원은 어마어마한 면적을 자랑한다. 제대로 보려면 3시간은 잡아야 한다. 그런데 돌뿐만 아니라 초가를 집어넣었고, 이제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자료도 요구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돌문화공원은 늦게 출발했으나, 북제주군 당시 ‘1등’을 내걸며 돌에 승부를 걸었다. 돌은 굉장히 훌륭한 콘텐츠다. 제주에서 돌만큼 훌륭한 콘텐츠를 찾으라면 그게 더 어렵다. 그 정도로 제주에서 돌이 지닌 가치는 무척 크다. 돌문화공원을 오고 가는 외국인들은 제주의 돌문화에 다들 감탄한다. 아주 훌륭한 돌박물관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주의 돌. 계속해서 이야기하지만 이만큼 훌륭한 콘텐츠는 없다. 돌문화공원의 이름도 ‘돌’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돌로 승부를 해야 한다. 문제는 돌이 아닌, 다른 것에 계속 눈독을 들인다는 점이다.

돌문화공원이 개원을 준비할 때를 기억한다. 2000년대 초였다. 동자석이 옹기종기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숲길을 걷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돌문화공원은 차츰 달라지고 있다. 좋아지고 있는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다. 돌문화공원내 돌박물관은 초창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역시 돌이라는 콘텐츠를 잘 활용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점은 뭘까. 돌문화공원이라면 돌을 주제로 해야 하는데, 느닷없이 초가를 들고 나왔다. 돌문화공원엔 제주의 전통초가마을을 재현한 ‘돌한마을’이 있다. 초가 수십동을 만들어서 제주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왜 이걸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초가는 표선민속촌이 으뜸이다. 제주에서 초가라는 이름으로 표선민속촌을 따라잡을 곳은 없다. 초가 후발주자인 돌문화공원은 돌한마을을 통해 돌문화공원을 좀 더 다르게 보여주겠다고 하는지 모르겠으나, 돌한마을을 바라보면 싸늘한 찬기운만 느껴진다. 찾는 이들도 없고, 일부 초가는 지붕선이 무너지고 있다.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돌문화공원내에 있는 돌한마을. 초가를 찾는 이들은 뜸하고, 지붕선은 내려 앉는 곳이 있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미디어제주
돌문화공원내에 있는 돌한마을. 초가를 찾는 이들은 뜸하고, 지붕선은 내려 앉는 곳이 있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미디어제주

초가도 제대로 하질 못하는데 또다시 돌문화공원이 들고 나온 건 민속이다. 돌에다 초가, 민속, 그 다음에 뭐가 또 있을지 모르겠다. 초가도 돌문화고, 민속도 돌문화라고 주장을 하겠지만 이것들은 돌문화공원이 본래 지닌 콘텐츠를 훼손하는 일이다.

돌문화공원이 돌문화공원 다워지려면 돌이라는 콘텐츠에 매달리면 된다. 돌문화공원은 돌민속품만도 6000점을 확보하고 있고, 자연석도 5000점에 이르는데, 이걸로 승부를 해도 된다. 특히 돌이라는 건 세월이 흘러도 관리가 쉽다. 돌은 세월만큼 그 더께를 보여준다. 돌문화공원도 나이를 먹으면서 돌에 끼기 시작한 이끼들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 것들이 콘텐츠이고, 그걸 어떻게 잘 활용할지 고민을 하면 된다.

돌문화공원은 제주의 모든 걸 보여줄 이유가 하나도 없다. 박물관은 다들 나름의 특성이 있는데, 남의 소중한 걸 가져다가 전시할 이유도 없다. 돌문화공원은 돌문화공원이고, 민속자연사박물관은 민속자연사박물관일 뿐이다. 돌문화공원이 이것저것 다 가져가면 이름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제주종합박물관이라고. <<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양시경 2019-03-24 10:09:08
좋은 문제제기입니다. 제주돌을 주제로 제주다운 명소로 거듭나길 소망합니다. 북촌 돌하르방공원에서 돌을 이용한 창작물에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냅니다.

윤이 2019-03-22 08:57:53
돌문화공원 정말 멋지죠. 갈때마다 감동을 주는 곳입니다.
돌문화공원이 제주의 모든걸 보여줄 필요가 없죠.
돌에 집중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도민 2019-03-21 18:59:01
기사 좋습니다. 100%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