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자연사박물관 핵심인 ‘민속’을 빼면 곧 죽음
민속자연사박물관 핵심인 ‘민속’을 빼면 곧 죽음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3.19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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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자료에 매달리는 돌문화공원] <1>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도내 4개 시군 통합 이후 유사기능 통폐합 논의 진행
2013년 ‘민속’을 돌문화공원으로 이전하는 계획 수립
돌문화공원, 내년 민속실 개관 앞두고 ‘민속’자료 요구
전성태 부지사 “박물관 기능 축소돼 바람직하지 않아”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제주돌문화공원간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게 있다. 바로 민속자료이다. 돌문화공원은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지니고 있는 민속자료를 전부 이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민속자연사박물관측은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체 어떤 문제가 있으며, 해결책은 없는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최다 입장객 보유 기록을 지니고 있다. 1984년 개관했으니 올해로 개관 35주년을 맞는다. 제주에 오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올해 2월 9일자로 누적 입장객 3333만3333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제주에 오면 꼭 가봐야 할 곳. 33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은 곳.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이런 타이틀을 지니는 이유는 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찾으면 제주에 관한 웬만한 이야기는 알 수 있기 때문이다. 1시간 정도 여기에 머물며 전시실을 둘러보면 제주는 어떻게 생겼고, 어떤 이야기가 있는 곳인지를 쉽게 알게 된다. 여기에다 시내권이어서 접근성이 좋기에 많은 이들이 찾는 요인도 되고 있다.

하지만 겉과 다르게 속은 앓고 있다. 내부 요인보다는 외부 요인 때문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을 지탱하는 핵심인 ‘민속’을 내달라는 외부의 압박이 강하다. 민속은 제주의 상징이나 다름없는데, 박물관 입장에서는 ‘심장’을 떼줘야 하는 셈이다. 이는 곧 박물관의 죽음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압박은 진작에 진행됐다. 4개 시군 체제였던 제주도는 시군 통합으로 제주특별자치도로 출범했고, 시군 통합은 곧 민속자연사박물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시군을 통합하면서 북제주군 당시 추진됐던 제주돌문화공원 활성화 문제도 논의에 오르게 된다. 고민 중의 고민이기도 했다. 가뜩이나 제주돌문화공원에 민속 기능을 지닌 설문대할망전시관이 올해 공사를 마치고 내년에 개관을 하게 된다. 결국 설문대할망전시관에 민속실이 들어서면 제주에 유사한 기능을 지닌 민속관이 여러 곳 생길 수밖에 없고,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민속 기능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논의로 귀결됐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심장'과도 같은 민속 자료 전부를 돌문화공원에 내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미디어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심장'과도 같은 민속 자료 전부를 돌문화공원에 내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미디어제주

지난 2013년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이미 민속 기능을 지니고 있고, 돌문화공원은 민속 기능을 하는 전시관을 계획중인 상황이었다. 결론은 설문대할망전시관이 완공되는 시점에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기능을 돌문화공원으로 이전, 통합한다는 내용의 조정이 이뤄진다.

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서는 단순한 기능 이관이 아니었다. 박물관의 생명과도 같은 민속을 넘겨줘야 하는 매우 중대한 문제였다. 당시에도 ‘민속’과 ‘자연사’ 분리는 언론의 지적을 받았다. 오랜 생명을 지닌 박물관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은 물론, 박물관에 대한 ‘사망’ 조치라는 비판도 있었다.

과연 민속이 없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존재 가치가 있는가라는 물음은 계속됐다. 제주도의회 의원들도 이런 문제를 지적해왔다.

이렇게 되자 지난해 11월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 이관’에 따른 의견을 문체부에 구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이관’이 아닌, 다른 방안을 찾아보라는 주문을 했다. 문체부가 이관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던 이유는, 전시장의 기능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시물을 교체하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돌문화공원이 이관을 요청하고 있는 민속자료는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지닌 8060점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지닌 민속자료 전체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민속자연사박물관은 8060점 가운데 전시자료와 기증자료, 서예 등 미술품을 뺀 3000점에 대해서는 협의가 되면 이관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어떤 입장일까. 2013년과는 다소 온도 차이가 난다. 2013년 당시엔 유사기능 통폐합 의지에 따라, 민속자연사박물관의 기능을 ‘자연사’에 맞출 계획이었다. 지금은 다소 유동적이다. 지난 1월 제주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전성태 행정부지사가 민속자연사박물관의 ‘민속’을 이관하게 되면 박물관 기능이 축소되고,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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