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소유 ‘알뜨르 비행장’ 부지서도 1만t 채취‧1만2000t 매립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서 자연녹지에 매장된 암석 수만톤을 채취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한 업자와 이에 동조한 임차인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턴’ 곳에는 국방부 소유 부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모 석재가공업체 대표 이모(49)씨와 업체 영업이사(49)와 이들이 암석 등을 채취한 땅을 빌린 임차인 2명을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과 특수절도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씨 등 업체 관계자 2명은 폐기물관리법 위반도 있다.
이들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자연녹지 3곳(면적 약 9000㎡)에서 암석 4만여t을 무단으로 채취하고, 채취한 장소에 사업장 폐기물 약 3만여t을 불법 매립한 혐의를 받고 있다.
3곳 중 한 곳은 국방부가 소유한 속칭 ‘알뜨르 비행장’ 부지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해당 부지를 빌린 임차인(49)과 공모, 토지주인 국방부 몰래 약 10m 이상 깊이로 땅을 파고 1만여t 가량의 암석을 채취했다.
암석을 채취해 빈 공간에는 다시 폐석과 사업장 폐기물 등 약 1만2000t 가량을 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2015년 7월부터 석재가공업체를 운영하며 사업장폐기물 배출 신고 없이 공장을 운영해 폐기물 대부분 불법 매립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 등이 암석을 채취 및 가공해 팔고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은 점 등을 감안, 약 15억3000만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해 2월말께부터 사업장 폐기물 불법 매립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를 돌아다니며 6곳의 현장에서 불법을 확인했다.
또 무허가 개발행위 업체인 대정읍 소재 모 석재가공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관련 장부를 압수했다.
경찰은 확인한 곳 중 나머지 3곳은 현재 마늘과 브로콜리 등 농작물이 심어진 상태여서 수확이 끝난 뒤 추가 수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3곳에서도 이 같은 행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시 경찰 입건자 수와 부당이득 등의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해당 부지를 농사에 이용할 수 있게 개간한다는 명분으로 이 같은 행위를 했다지만 개간 시에도 땅을 팔 수 있는 깊이가 2m 이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드러난 자연석 매입 및 폐기물 처리 추적시스템과 관련한 행정적인 관리 시스템 미비점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 등 관계 기관에 통보, 개선 방안을 요청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