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2공항은 제주도 상하수도 대란을 부를 것이다
기고 제2공항은 제주도 상하수도 대란을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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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1.26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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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성훈 홍익대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김성훈 홍익대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김성훈 홍익대 과학기술연구소 연구원

지난 16일, 제주도의회에서 제366회 제2차 정례회가 속개되었다. 정례회에서 환경도시위원회 강성의 의원은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상·하수도 포화 문제 등, 오버투어리즘과 기반시설 포화문제에 대한 도정질문을 하였다.

강성의 의원의 ‘관광객 규모가 2016년 1,580만 명에서 2017년 1,470만 명으로 감소하였지만 기반시설 포화 문제는 여전하다’는 질의에 대해,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 추진을 전제로 5-6년 내에 기반시설 정비가 마무리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 짧은 논쟁에서, 제2공항 건설에 대한 강성의 의원과 원희룡 지사의 입장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강성의 의원은 제2공항 건설이 도내 인구와 관광객 수가 모두 정체기이므로 효용성이 부족하며 기반시설 포화문제를 가중시킬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원희룡 지사는 관광객 규모가 감소하더라도 체류일수를 연장하고 지출액을 증가시키는 ‘고급관광’ 기조로 전환해야 하므로 기반시설의 확충은 물론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같이, 강성의 의원과 원희룡 지사는 관광객 규모가 감소할 것이고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할 것이라는 현실인식을 공유하는 한편, 제2공항 건설에 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원희룡 지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고급관광’은 제2공항 건설을 필요로 하는가? 아니면 강성의 의원의 주장과 같이 제2공항 건설은 상·하수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인가? 본고에서는 이 질문을 앞두고 관광 고급화와 상·하수도 용량, 그리고 제2공항 건설의 상호관계를 고찰해보았다.

이를 위해 관광 고급화와 상하수도 용량, 관광 고급화와 제2공항 건설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고 관광 고급화를 매개로 제2공항 건설과 상하수도 용량의 관계를 검토해보았다. 관광 고급화를 매개로 삼은 것은 그 필요성에 대해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희룡 지사가 생각하는 관광 고급화는 1) 체류일수 증가, 2) 관광객 1인당 지출액 상승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번 절에서는 이 요소들과 제2공항 건설의 관계를 항공여객 수요를 중심으로 고찰해보았다. 그 결과 관광 고급화는 종합적으로 항공여객 수요의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근거는 아래와 같다.

첫째, 체류일수 증가는 체류인구 증가요인이 될 수 있지만 항공여객 수요와는 관련성이 적다. 매일 만 명의 관광객이 제주도를 방문한다고 가정해보자. 체류기간이 2일이라면 체류인구는 점차 누적되다가 2만 명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다. 체류기간이 3일이라면 3만 명, 10일이라면 10만 명으로 수렴할 것이다.

결국 체류일수와 체류인구는 비례한다. 항공여객 수요는, 일반적인 관광 목적의 경우, 1인 1회 방문 시 2회의 통행(왕복)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체류일수가 영향을 미칠 변수는 없다. 따라서 관광객 규모가 일정할 때, 체류일수가 늘어나더라도 1인당 항공여객 수요 발생량은 2회로 고정되므로 항공여객 수요에는 변함이 없다.

둘째, 관광객 1인당 지출액 증가는 항공여객 수요의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KDI가 2017년에 제출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사업 예비 타당성분석」(이하 ‘보고서’)를 살펴보자. 이 문서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가장 최근의 타당성분석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계획년도(2025년)의 항공여객 수요는 연간 3,616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것을 내도객 규모로 환산하면 연간 1,808만 명이 된다.

보고서는 항공수요 예측과정에 가구특성을 반영하였다. 가구특성 가운데 소득계층별 가구 분포도 포함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당 연간 제주방문 원단위는 200만원 미만의 저소득 계층의 경우 0.3(회/연·가구), 200~500만원 소득계층은 0.4(회/연·가구), 500~600만원 소득계층은 0.7(회/연·가구), 600만원 이상 고소득 계층의 경우에는 500~600만원 소득계층보다는 적은 값을 가진다. 이들은 제주도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증가하려면, 중·저소득 계층의 방문이 감소하면서 600만원 이상 고소득 계층의 방문이 증가해야한다. 이 정책이 항공여객 수요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보면 종합적으로 수요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방문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저소득 계층(약 60%)이 방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소득 계층(40%)보다 다수를 차지하며 고소득 계층의 경우 보고서의 언급과 같이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방문 증가가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광객 규모가 동일하다면, 체류일수 증가와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의 증가는 모두 상·하수도 시설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체류일수 증가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체류인구를 증가시키므로 상·하수도 시설에 부담을 준다. 고비용 관광이 확산되어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늘어나면, 체류인구는 다소 감소하지만 관광객 1인당 상·하수도 사용량은 증가한다. 여기에서 체류인구 감소보다는 상·하수도 사용량 감소의 효과가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앞서 설명하였으므로 여기서는 후자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의 증가는, 호텔, 리조트와 같은 고급 숙박시설과 레크레이션 또는 레저시설 이용이 늘어나는 상태를 의미하기도 한다. 금년 8월 초, 신화역사공원 ‘오수역류 사고’는 이런 고비용 관광 구조가 상·하수도 시설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발생하였던 배경에는 시설에 대한 피상적 이해를 바탕으로 상·하수도 원단위를 일률적으로 적용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환경부의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수립지침」에 따르면, 관광산업이 발달한 지역은 원칙적으로 관광객에 의한 관광오수 원단위를 실증자료에 근거하여 별도로 산정해야한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 광역 하수도정비 기본계획(변경)」(`16.9, 이하 “기본계획”)에서는 이 원칙을 따르지 않았다.

제주도는 관광객의 이동성이 높아 원단위를 별도로 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관광숙박객 오수량 원단위 산정에 타 지역과 같은 방식을 적용하였다. 이 경우, 「공공하수도시설 설치사업 업무지침(2014)」을 따라서 가정오수량 대비 숙박객은 50%, 일귀객 15%의 비율이 적용된다. 최종적으로 숙박객 83%, 일귀객 15%의 비율이 기본계획에 적용되었다(그림2. 우측). 이 수치는 기본계획에서 추산한 신화역사공원의 하루 숙박객 1,583인과 일귀객 50,303인(그림2. 좌측)과 함께 신화역사공원의 상·하수도 소비량 산정에 활용되었다.

그런데 신화역사공원의 숙박객은 고급 호텔 및 리조트에 투숙하며 일귀객은 워터파크 등을 이용하는 집단으로서, 일반적인 관광객과 오수배출량이 동일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가령 ‘오수역류 사고’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워터파크는 일귀객도 보통의 숙박객보다 더 많은 양의 상수도 자원을 소비할 수 있는 시설이다.

워터파크는 기본운영에 막대한 상수도 자원을 소모 할 뿐 아니라, 이용객이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 최소 2회 이상 샤워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신화역사공원의 관광숙박객 원단위인 136ℓpcd는 일반 샤워기를 10분간 틀어도 소모되는 양이라는 점을 일찍이 강성의 의원과 이상봉 의원이 지적한 바 있다. 이 지적을 고려하면 현재의 관광숙박객 원단위가 비현실적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이와 같이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호텔 및 리조트 등의 고급 숙박시설과 워터파크 등의 고급 위락시설 이용이 증가해야 한다. 문제는 신화역사공원 사례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이런 ‘고급관광’ 행태는 기존의 관광 행태에 비해 관광객 1인이 월등히 많은 양의 상·하수도 자원을 소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따라서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증가하면 상·하수도의 부담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원희룡 지사의 관광 고급화는 공항수요는 감소하면서도 상·하수도 부담은 증가 시킬 수 있는 정책기조이다. 이점에서 관광객 수가 다소 줄어들더라도 제주관광을 고급화하는 과정에서 상·하수도를 포함한 기반시설의 확충이 절실하다는 원희룡 지사의 주장은 타당하다.

그러나 관광 고급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 관광 고급화는 항공여객 수요를 감소시키므로 오히려 제2공항의 필요성을 감소시키며, 제2공항 건설은 단지 관광객 규모가 현재보다 월등히 늘어날 수 있도록 빗장을 여는 행위가 될 뿐이다. 반대로 제2공항 건설은 관광 고급화와 결합하여, 제주의 상·하수도 시설에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끼칠 위험이 있다.

최근의 신화역사공원 ‘오수역류 사고’는 도정이 계획적 도시관리 역량을 갖추지 못하였음을 분명히 드러내었다. 도정이 시설특성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과 실증자료에 근거한 계획 역량과 중수도 미운영 등 대형관광시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실효성 있는 이행강제조치를 취할 행정 역량이 무르익지 못하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더불어 이 사건은 현재와 같이 관광객 규모가 정체되거나 서서히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고급관광’ 정책에 따라 얼마든지 상·하수도 시설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음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항공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제하더라도 제2공항을 건설하여 관광객 규모마저 증가하게 되면 그 부담은 누가 감당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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