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지훈 서귀포소방서 효돈119센터 지방소방사
소방차에 있는 물을 몇 분 정도 쓸 수 있을까?
소방차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물도 많아 오래 쓰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소방차에는 3톤에서 6톤 정도의 물이 들어 있지만, 높은 압력으로 방수하기 때문에 화재 시 5분에서 10분 정도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화재가 큰 경우 인근 소화전을 찾아 소화 용수를 확보하는 게 절실하다. 하지만 주정차 되어있는 차량 때문에 소화전이 보이지 않거나 소화전을 사용해야 할 때 장애가 있거나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소방용수시설 또는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된 곳에서 5m 이내에는 주차, 심지어 정차도 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있다.
화기의 사용량이 많아 화재위험이 증가하는 겨울철을 대비해 소방청에서는 11월 한 달간 전국에 소방용수시설과 비상소화장치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소방용수시설에는 급수탑 저수조 외에 소화전도 포함되고, 이 점검에는 소방용수시설이 정상작동 되고 있는지는 물론 소화전 주변 주·정차 차량 단속도 포함하고 있다.
전국 소방서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주·정차하는 차량을 위해 소화전 주변에 눈에 잘 띄도록 표시하거나 표지판을 세우고 단속과 홍보를 하는 등 노력을 쏟고 있다.
주차할 공간이 없는 건 이해되지만 ‘나 하나쯤이야’ 혹은 ‘잠깐이면 괜찮겠지’ 하는 생각을 버리고 소화전 주변만큼은 주·정차를 피하여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적어도 물이 부족해 피해가 더 커지는 경우가 없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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