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주가 보호해야 할 농업유산, 제주의 물
기고 제주가 보호해야 할 농업유산, 제주의 물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10.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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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성돈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이성돈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이성돈 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 농촌지도사

오는 11월 7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제주국제감귤박람회에 ‘감귤역사관’에 충분하게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로‘제주의 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선 제주농업의 역사를 이야기함에 앞서‘물이 없으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으로 글을 시작하려 한다. 동식물의 기본적인 생활사를 보면, 식물은 잎의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광합성과정을 거치며 탄수화물 축적과 함께 산소를 만들어 내며 성장해 간다.

거꾸로 동물은 먹이를 먹고 산소를 흡수해 양분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축적하고 분비물과 탄소를 배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생명을 유지해 나간다. 이러한 생명 순환의 모든 과정에서 물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모든 생명의 원천이라는 표현은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모든 인류가 그러했듯이 예로부터 제주는 물을 이용 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이 조성되었고 농업도 이루어 졌다. 화산섬 제주는 대부분 현무암으로 수분이 잘 빠지는 특성이 있어 물을 가둘 수 있는 수리시설 확보가 어려워 옛 제주 선조들의 삶의 근간은 용천수였을 것이다.

제주도의 용천수는 과거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제주도민들의 생활의 근거가 되고 있는 셈이었다. 물이 중요하여 제주의 용천수 중에는 마을의 설촌(設村)과 관련된 것들도 많고, 독특한 설화(說話)나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것들도 많다.

당시 제주민들에게는 물은 생명과 생활의 원천이면서 매우 귀하게 여겨왔으며 농사일에 있어서 물 부족으로 인한 가뭄에 대한 우려로 하늘을 바라보며 기우제를 올렸던 게 당시의 현실이었다. 이러한 어려운 제주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하여 1970년대에 들어오면서 지하수 관정을 이용한 상수원 개발이 추진되어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 난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지하수 관정의 보급으로 1980년대 이후에는 상수도 보급률 전국 최고를 자랑하게 되는 지경에 이름과 함께 수천 년을 두고 부녀자들과 애환을 같이 해왔던 물 허벅은 역사 속으로 점차 사라져가고 있으며 마을마다 공동체 형성의 매개체가 되었던 용천수도 함께 사라져 가는 현실이다.

이제 물에 대한 생각을 다르게 해야 될 시점이 되었다. 지금까지의 지하수 난개발을 비롯한 중산간 골프장 고독성농약 문제, 최근 벌어진 양돈장 폐수 오염사건 등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함께 선조들이 삶의 터전이었던 용천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하여 제주 농업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제주를 가꾸고 유지하는 기본은 물을 깨끗하게 보존하고 가꾸는 것이라는 생각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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