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민의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민속자연사박물관
기고 도민의 마음으로 만들어지는 민속자연사박물관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07.2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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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용식 제주특별자치도민속자연사박물관 연구팀장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그간 생활하면서 사용했던 물건을 조건없이 주는 것은 어느 누구라도 쉽지 않다. 가령 세월이 흘러 쓸모없는 낡은 것이라도 선뜻 달라고 하면 망설여지는 게 우리들의 보편적인 심리이기에 남에게 무언가를 준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 것이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올해로 개관 34주년을 맞고 있다. 다른 박물관과 달리 접근성이 용이한 원도심 중심에 있고 인근의 각종 문화시설과 어울려 도심의 문화벨트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관광객에게도 제주 전체를 알려면 민속자연사박물관만큼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전국 국·공립박물관으로는 처음으로 3300만명의 관람객을 맞이한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민속자연사박물관이 도내‧외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개관 이후 줄기차게 이어진 많은 사람들의 자료기증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민속자연사박물관은 4만1960점의 민속·자연사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 소장자료 중 9849점이 순수 무상기증자료이며 기증자가 무려 1000명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11분이 615점을 기증해 주셨다. 기증자료를 살펴보더라도 아기구덕, 돗도구리 등의 민속자료와 고문서, 전적류, 서예·회화 작품, 옛날 화폐 등 다양한 자료들을 기증해 주셨다. 이러한 소중한 자료를 많은 분들이 기증해 주셨기 때문에 민속자연사박물관이 제주의 대표 박물관이 될 수 있었다.

기증자에게는 반드시 예우가 뒤따라야 한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은 기증하신 분에게 기증증서 수여는 물론이고 기증자 명패 게시, 관람료 면제, 특별전 개막행사 초청 및 민속자연사박물관 학술연구 발간자료들을 발송해 주고 있다. 앞으로도 이분들에게 다양한 방법의 예우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

어느 집에 가든 흔히 거실 중앙 벽면에 가족사진이 걸려 있다. 결혼·졸업사진, 군대 시절이나 여행갔을 때의 사진, 그리고 집안 한 귀퉁이에는 과거에 사용하다 쓸모없어진 생활도구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자료들이 집안에만 있다면 가족사가 되지만 밖으로 나와 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기증이 된다면 제주의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도민의 마음으로 모아 진 도민의 박물관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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