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제주의료원의 방만한 운영 실태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업무보고에서 도마에 올랐다.
제주도의회 고현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17일 제주의료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김광식 원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공공의료 기능을 도외시한 채 수익 창출에만 매달리고 있는 의료원 경영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우선 고 의원은 제주의료원 내 호스피스 병동과 관련, 도 보건복지여성국 자료에는 40병상으로 돼있고 의료원 자료에는 10병상으로 다르게 돼있는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고 의원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어느 병동에 유치하게 돼있는지 물은 데 대해 김 원장이 “어디에 할 것인지 계속 고민해왔다”고 답변하자 곧바로 고 의원은 “지금 10개 병상이 폐쇄된 상태여서 입원 대기환자가 40명이 넘는데 갈 곳이 없다. 어떻게 할 거냐”고 따져 물었다.
제주의료원의 타깃층이 노인층에 특화시키도록 하고 있음에도 신임 원장 취임 후 산부인과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고 의원은 “과거 중앙로에 있다가 산천단으로 이전하면서 노인층에 맞춰 특화시키도록 한 것 아니냐”면서 “현재 원장이 취임한 후 산부인과를 개설하겠다고 했다는데 맞는 말이냐”고 추궁했다.
오무순 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이에 대해 “병원 컨셉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반대했다”고 답변했지만 김 원장은 “노인의 절반이 여성이다. 필요하다”고 답변, 집행부와도 의견이 갈리고 있음으로 업무보고 중에 드러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고 의원은 오전에만 근무하는 방사선과 전문의에게 연봉 1억원을 지급하고 있는 문제, 장례식장을 운영하면서 보수교육을 받지 않아 3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3000만원 가량의 손실을 끼친 점 등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고 의원은 보수교육 이수 여부를 추궁하던 중 김 원장이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자 정회를 요구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고 의원은 또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장례식장 신축 예산으로 30억원이 가내시됐다가 어디선가 사라져버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 원장에 대해 “의료 분야에서는 존경받아야 마땅한 분이지만 원장으로서는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면전에서 ‘원장 교체’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오 국장에게도 “제주의료원의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특성을 명확히 하고, 특화된 노인 분야를 명확히 인지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정확히 지도감독해주기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