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제주-대만, 서로의 아픔 보듬는 인권교육 함께한다"
"제주-대만, 서로의 아픔 보듬는 인권교육 함께한다"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4.02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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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제주-대만 평화인권교육 교류 협약식
제주 4∙3과 대만 2∙28의 유사성에 집중
일본,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교류의 초석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1947년 3월 1일 제주북초등학교에서의 발포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 대만에서도 비극의 전조인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1947년 2월 27일, 당시 타이페이역 근처에서 밀수 담배를 팔던 대만 본토 출신 여인을 전매국 단속원이 구타하자 지켜보던 대만의 다수 주민인 본성인(本省人)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경찰은 군중을 향해 발포를 시작했고, 한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경찰의 발포에 분노한 대만인들은 다음날 타이베이시 전역에서 파업을 외치며 거리로 나왔다. 시위의 목소리는 이내 섬 전역으로 확산된다. 국민당 정부는 진압을 넘어서는 잔혹한 방법으로 자국민을 탄압했고, 결국 3만명의 무고한 대만인이 희생되는 대학살의 참극으로 번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대만의 2∙28 사건이다.

제주와 대만의 아픔은 참 닮았다. 제주는 4∙3으로, 대만은 2∙28로 수만명의 목숨을 잃었다. 사라진 이들 뒤 남은 가족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삶을 살았다.

이에 4월 2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동아시아의 평화인권교육 교류를 본격화하기위해 대만 까오슝시정부교육국과 교육교류 협약을 체결한다. 더이상 70년 전의 아픔이 되물림되지 않도록 올바른 역사관과 인권교육을 함께 전개하는 ‘인권교육교류합의서’를 작성하여 평화∙인권 교류를 진행할 방침이다.

협약식이 체결되면 양 기관은 교사 및 학생 교류 사업을 함께 추진하게 된다. 또한, 평화인권교육에 대한 자료를 공유하며 교육의 질 향상에 힘쓸 예정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과 오승식 교육국장을 비롯한 담당 부서 과장 등이 참석하는 협약식에는 범손록 까오슝시정부 교육국장을 비롯해 까오슝시 초∙중∙고 교장, 고등학생 5명 등 총 18명이 참석한다.

이석문 교육감은 “까오슝시와 교류는 일본 오키나와, 중국 난징 대학살, 베트남, 동티모르와의 교육 교류를 위한 초석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보편적인 평화와 상생, 인권의 가치가 살아있는 아시아 공동체 교육의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까오슝시 교육국과의 교류는 작년 4월 18일 까오슝시 교육국의 도교육청 방문으로 적극 논의되기 시작했다. 12월 30일에는 제주 4∙3 평화인권 교재개발팀 6명이 까오슝시를 방문했고, 이후 교류 협약에 대한 내용이 본격 구체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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