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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지사 흉상 건립사업, 4.3 학살 책임자 조병옥 제외될까
애국지사 흉상 건립사업, 4.3 학살 책임자 조병옥 제외될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01.10 2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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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관련 단체 민간인 학살 책임자 조병옥 흉상 건립 제외 요구
박겸수 강북구청장 “일단 작업 중단, 의견 수렴 후 결정하겠다” 답변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강북구청을 방문, 강북구의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건립 사업에서 조병옥 당시 미 군정청 경무부장을 제외해줄 것을 요구했다. /사진=4.3 70주년 범국민위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강북구청을 방문, 강북구의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건립 사업에서 조병옥 당시 미 군정청 경무부장을 제외해줄 것을 요구했다. /사진=4.3 70주년 범국민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4.3 당시 민간인 학살 책임자 중 한 명인 조병옥 당시 미 군정청 경무부장에 대한 서울 강북구의 흉상 건립 사업이 일시 중단됐다.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이하 범국민위)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이날 오전 구청장실에서 범국민위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16인 건립사업 잠정 중단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박 구청장과의 면담에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양윤경),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상임공동대표 강정효), 범국민위(상임공동대표 정연순) 등 4.3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4.3 단체들은 강북구의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16인 흉상 건립사업 대상에 미 군정청 경무부장 출신으로 4.3 당시 민간인 학살의 주요 책임자인 조병을 포함시킨 데 대해 강력 항의해 왔다.

박 구청장은 이날 면담에서 “일단 작업은 중단하겠다”면서 “각계와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 후 오는 15일까지 조병옥 제외 여부에 대한 답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3 관련 단체들은 강북구의 흉상 건립사업에 조병옥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 연말 이후 사업 대상에서 조병옥을 제외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박 구청장과의 면담을 수차례 요청한 바 있다.

조병옥은 1947년 3월 1일 3·1절 기념행사 도중 발생한 미 군정의 발포 사건으로 시작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의 책임자 중 한 명이다. 4.3 발발 후에는 “대한민국을 위해 온 섬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태워버려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흉상 건립사업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4.3 70주년 범국민위
박겸수 강북구청장이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흉상 건립사업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4.3 70주년 범국민위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박겸수 강북구청장과 면담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4.3 70주년 범국민위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박겸수 강북구청장과 면담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4.3 70주년 범국민위

 범국민위측은 이날 면담 결과에 대해 “강북구가 조병옥을 흉상 건립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4·3 희생자와 유족들에게는 큰 충격이며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더욱이 4·3 70주년을 맞아 4·3의 올바른 진상 규명과 진정한 명예회복을 통해 역사에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도민적, 국민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또 범국민위는 “정치적, 역사적, 국민적 평가에서 논란이 되는 인물을 선정해 그 뜻을 기린다면 이 사업의 취지는 심각하게 퇴색될 뿐만 아니라 이에 공감하지 않는 시민들의 반발과 저항에 부딪혀 논란만 더욱 키울 뿐”이라며 “박겸수 구청장은 더 이상 논란을 키우지 말고 하루빨리 조병옥을 흉상 건립대상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북구가 지난해 10월말 공개한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흉상 건립계획 공모 및 지침서’에 따르면 강북구는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명예를 선양하고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하고자 사업비 2억2000만원을 들여 여운형, 신익희, 손병희, 이준 등이 포함된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16인의 흉상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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