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차원의 인문학 부흥 모색하는 도서관이 여기 있죠”
“새로운 차원의 인문학 부흥 모색하는 도서관이 여기 있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05 09:3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작은도서관 자체평가회에서 만난 불기도서관 신용래 관장
제주치과의사신협 수익금 20% 도서관에 투입 “치과의사들 대단”
“중소기업들이 지원하는 도서관이 더 많아졌으면” 기대감도 표출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불기(不器). 특정한 것을 담는 그릇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논어의 ‘군자불기(君子不器)’에서 따온 말이기도 하다. 거창한 말일 수도 있으나 ‘불기’는 알고 보면 사람이면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하고 있다.

제주에 그런 불기의 의미를 가득 담아낸 작은도서관이 있다. 제주치과의사신협이 운영하는 이름 그대로 ‘불기도서관’(관장 신용래)이다. 제주에 있는 몇 되지 않는 사설도서관이다. 마침 지난 4일 열린 2017 작은도서관 자체평가회에서 제주치과의사신협 이사장인 신용래 불기도서관장이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그를 직접 만나봤다.

“사설은 자율성이 아무래도 크죠. 공공영역에서 하지 못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일반인들이 잘 보지 않는 인문고전도서들은 해가 지나면 품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런 책의 20%는 품절돼 있어요. 시대에 뒤질지는 몰라도 인문학도서 아카이브를 구축하려고요.”

불기도서관은 인문학을 내걸고 있다. 도서관에서 관련 강연도 자주 열린다. 신용래 이사장의 말마따니 인문학도서는 죽은 상태이다. 다들 인문학을 강조하지만 껍데기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기도서관처럼 인문학을 살리기 위한 활동을 실현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인문학을 살리려면 행사만 여는 게 아니라, 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치과의사신협 이사장인 신용래 불기도서관장이 인문학도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치과의사신협 이사장인 신용래 불기도서관장이 인문학도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인문학도서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 학자들이 연구하기도 쉽지 않아요. 우리 도서관이 그런 역할을 하면 좋죠. 강연도 자주 열리는데 고전을 위주로 많이 합니다. 이왕이면 긴 호홉을 하는 그런 강의죠.”

불기도서관이 내거는 인문학은 삶이다. 하지만 인문학적인 삶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게 현실이다. 철학이 풍부하던 조선시대라면 모를까. 지금은 자본에 휩쓸려 다니며 바쁘게 살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불기도서관은 취약점도 있긴 해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보다는 학문을 하시는 분들에게 다가가죠.”

제주도내 대부분의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에 바짝 다가갔다면, 그런 점에서는 불기도서관이 취약하다. 그럼에도 인간의 근원을 파헤치는 인문학을 지키려는 의지 때문에 자체평가회에서도 큰 상을 받은 게 아닐까.

더구나 제주치과의사신협이 불기도서관이 들이는 예산은 적지 않다. 수익금의 20%를 불기도서관에 쏟아붓고 있다. 이 점에서는 제주도내 치과의사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단하죠. 치과의사들이. 그런 점에서 중소기업들이 해야 할 역할도 크다고 봐요. 불기도서관처럼 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 도서관이 많아지면 지역의 특수성만 강조하는 도서관이 아니라, 우리나라 보편적인 걸 다루는 도서관들도 생기리라 봅니다. 왜냐하면 관광객 1000만명 이상이 제주도에 오잖아요.”

불기도서관 신용래 관장이 사서인 김소영씨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불기도서관 신용래 관장이 사서인 김소영씨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신용래 이사장은 제주도는 관광의 섬이기에 제주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도서관의 필요성을 꺼냈다. 중소기업이 지원하는 도서관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는 건 물론이다. 아울러 행정은 작은도서관 홍보를 많이 해달라는 부탁도 곁들였다.

불기도서관은 지난 2012년 개관했다. 도서관이 보유한 인문 관련 도서는 5500권이다. 독서토론 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신협 정직원이면서 사서도 두고 있다. 사서 김소영씨가 한마디를 거든다.

“인문고전을 통해 인류 보편적 가치를 배울 수 있어요. 불기도서관에 와 보시면 그걸 배우게 되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우왕 2017-12-05 11:03:37
정말 좋은 기사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