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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산업에 ‘트리즈 기법’ 접목 문제 해결…제주 첫 메밀축제 열어”
“1차산업에 ‘트리즈 기법’ 접목 문제 해결…제주 첫 메밀축제 열어”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7.11.16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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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새 물결, 6차산업] (26) 이종인 제주한울영농조합 대표

[미디어제주 하주홍 기자] 농업·농촌융복합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이 제주지역에서 뜨고 있다. 전국 어디와 견줘도 가장 알차고 활발하다. 6차산업은 농특산물(1차)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서비스(3차) 등을 이어 매 새 부가가치를 만든다. 올해까지 도내에서 73명이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사업자로 인증 받았다. 현장에 직접 만나 이들이 실천하는 기술력·창의력·성실성·마케팅 능력과 철학 등을 통해 앞으로 도내 1차산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이종인 제주한울영농조합법인 대표
이종인 제주한울영농조합법인 대표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1차 산업에 ‘트리즈’(TRIZ)기법을 접목했죠.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한 생각법’인 ‘트리즈’는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근원적인 모순을 찾아 해결책을 유출해내는 사고원리이죠. 지금 이곳은 바로 ‘트리즈’로 이뤄낸 결과물이랄 수 있어요”

제주 청정 중산간인 표선읍 성읍리 ‘보롬왓’(바람밭) 일대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종인 제주한울영농조합법인 대표(41)는 ‘트리즈’로 1차 산업 문제를 풀어가는 주인공이다.

저소득작물인 메밀 가치를 극대화하고, 유통기한에 한계가 있는 고로쇠 수액 수출, 사양화하고 있는 표고버섯의 부활 등 ‘트리즈’기법을 접목해 여러 사례를 해결하고 있다.

보롬왓 메밀가루와 메밀 쌀

# 보롬왓 메밀가루·쌀, 한라산 고로쇠 물, 표고버섯 세트

2010년 설립된 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은 이곳과 한라산 중턱에서 재배한 보롬왓 메밀가루와 메밀 쌀, 한라산 고로쇠 수(水), 표고버섯 세트 등을 팔고 있다.

주요 생산품인 메밀은 보롬왓에서 조합원들이 직접 씨를 뿌리고 거름을 주면서 가꾼 것이다.

2015년부터 보롬왓 일대에서 ‘제주메밀축제’를 정례적으로 열면서 조합원들 삶의 터전인 메밀밭을 개방하고 문화의 옷을 입히고 있다.

해발 400m이상 고지대에 자생하는 고로쇠나무에서 캐낸 수액도 시판하고 일본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제주인의 전통음식문화에 관심을 갖고 꾸준한 연구를 거듭하며 다양한 제품 개발과 문화프로그램도 선뵈고 있다.

이 대표는 예전엔 제주신용보증재단 지점장이자 한국트리즈협회 전문강사였다.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눈앞에 닥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전수하기 위해 그 동안 힘써오다 직장을 그만두고 가업인 농사일에 뛰어들게 됐다.

“메밀은 땅을 빌려서 짓는 농사인데 20년 동안 하다 보니 땅값이 올라 임대료가 낮은 성읍에서 옮겨 12만평을 재배하고 있죠. 관광과 6차 산업 쪽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원래 대기업 등에서 활용하고 있는 트리즈기법을 농업에도 접목하기 위해 실행에 들어갔죠”

보롬왓 메밀밭
보롬왓 메밀밭

# 메밀·라벤더밭, 교육체험장 등 ‘트리즈 농장’

이 대표가 메밀축제가 열리는 강원도 봉평에 올라갔더니 그곳 메밀의 90%가 제주산인 걸 알게 됐고, 이를 제주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게 됐다.

“제주지역에선 처음으로 메밀축제를 열었어요. 이를 통해 관광객과 도민들에게 볼거리와 찾을 거리를 줬고, 제주가 메밀 최대생산지를 알렸죠. 메밀을 직접 도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메밀쌀과 메밀가루를 팔면서 농가소득을 올리게 됐어요”

메밀에 함유된 루틴은 플라보노이드 류 항산화물질로서 혈관질환 치료제·고혈압·녹내장·당뇨병·암 등 예방과 치료를 위한 약이요법이나 식이요법 등에 활용되고 있다.

교육체험장
교육체험장

주위에 버려진 팔레트를 활용, 교육 체험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교육받으러 왔다가 메밀을 사가고, 다시 방문하는 등 수익을 올리게 됐다

메밀은 척박한 곳에서 자라니까, 메밀을 갈아엎으면서 다른 작물재배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데 착안해 라벤더를 심었다.

라벤더 특히 잉글리시 라벤더는 고온다습한 곳에서 자랄 수 없다. 성읍리는 도내에서 가장 습한 곳 가운데 하나로 척박한 현무암 자갈밭이었다.

이 현무암이 습기를 잡아주고, 둑을 올려 습기가 최대한 덜 들어가게 하고, 양(羊)을 활용해 잡초를 제거하고 라벤더를 키우는 ‘트리즈 농장’을 만들었다.

보롬왓 전경과 양
보롬왓 전경과 양

# 고로쇠 수액, 우리나라 최초 일본 수출

한라산에서 채취하는 고로쇠수액은 다른 지역보다 함량이 높고, 성분은 칼슘·마그네슘·나트륨 등이다.

에너지 공급원인 과당과 비타민·철분·망간 등 무기질과 인간 건강유지에 필수영양소인 미네랄성분이 보통 물보다 30갑절 이상 함유돼 있다.

한라산고로쇠 수(水)는 법인소유 산과 일부 국유림 수액채취허가 받아 뽑아내고 있다.

하지만 고로쇠수액은 대장균이 검출되고 유통기한이 2주밖에 안 돼 짧다는 단점이 있다.

이 대표는 이 문제를 ‘트리즈 기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게 됐다.

그 결과 고로쇠 수액에서 대장균을 없애기 위해 초고속고온 살균하면 아미노산·지방산, 단백질 등 다른 성분은 변하지만 미네랄 성분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고로쇠 수액은 아미노산 등이 아니라 미네랄 성분을 먹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성분이 변하지 않으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어 미네럴 성분 불변온도 개발에 성공해 1년까지 유통기한을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첨가물이 없고, 가공품이 아닌 임산물로 식약청에서 인정받아 우리나라 최초로 고로쇠수액을 일본 도쿄 백화점에 수출하고 있다.

보롬왓 제품들
보롬왓 제품들

현재 이 대표는 표고버섯을 사려니 숲길 안 농장 3000평, 법인소유 월평리산 8만5000평에서 재배하고 있다.

표고버섯은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칼륨·칼슘·인·탄수화물·철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영양불균형 해소에 도움을 주는 건강식품이다.

표고버섯은 20년 전까지 전국 생산량 80%가 한라산에서 재배했지만 지금은 0.3%에 지나지 않아 사양사업화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여러 장점을 찾아내 표고버섯을 많이 팔고 있다.

한라산 표고버섯은 효능과 품질이 좋다는 게 널리 알려져 있어 따로 마케팅 할 필요가 없고, 사려니 숲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데 착안해 이를 이용하고 있다.

보롬왓서 가족과 함께
보롬왓서 가족과 함께

# “6차 산업, ‘제2의 농업’ 선두주자”

“사업은 이윤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죠. 내가 먼저 하나를 주고 그 사람들이 둘을 쓰고 나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봐요. 이곳은 무료로 입장해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메밀 등을 보고 주문하게 돼요. 우선 사람들이 몰랐던 걸 많이 알게 되고, 재방문율이 높아져 수입과 바로 연결돼요. 말로만 청정이 아니라 씨 뿌리고 수확하는 걸 직접 보고 듣고 느꼈기 때문이죠”

연휴 때는 이곳에 하루 평균 5000명이 찾아오는 바람에 주차와 단체 입장 등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이 대표는 내년부터 입장료 3000원을 받아, 그 액수만큼 티켓으로 주고 그걸 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하는 방법 등을 생각하고 있다.

“트리즈 기법은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게 아니라 문제를 의심하는 거죠. 문제를 자원으로 만드는 것, 위기 속에 기회를 찾는 데 목표가 있어요. 이곳 성공사례를 갖고 어려운 농가에 1차산업이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6차 산업이 ‘제2의 농업’이 되는 선두주자란 걸 널리 알리고 싶네요”

위치도©daum
위치도©daum

제주한울영농조합은 번영로2350-104(성읍리), 제주시월평4길22(월평동)에 있다.

연락처 ☏064-742-8181 이메일 sun7701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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