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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작가와 함께하는 딸기 낭독 콘서트
김미희 작가와 함께하는 딸기 낭독 콘서트
  • 김정련 아라마을 기자
  • 승인 2017.11.02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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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시월의 마지막 밤을 선물하다

제주도내 마을신문인 <아라신문> 마을기자로 활동하는 김정련 기자가 <미디어제주>에 보내온 기사를 싣습니다. 김정련 기자는 제주출신인 김미희 작가가 제주에서 북콘서트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 좋은 취재를 해주셨습니다. [편집자주]

 

[아라신문 김정련 마을기자] 밤바람이 차가운 시월의 마지막 날 저녁 6시 30분. 제주시 조천읍 함덕의 한 골목이 시끌시끌했다. 동시 전문서점 오줌폭탄에서 동시 낭독 콘서트가 열렸다. 맨발로 걷는 아이부터 엄마 품에 안긴 아이, 할머니, 언니, 오빠, 삼촌들로 조그만 서점이 가득 찼다. 특히 김현숙 동시인, 권영희․ 정순희 동화작가도 비행기를 타고 내려와 주었고 제주에 사는 김영기 시인, 김희정 시인, 김옥자 시인 등 많은 분들이 자리했다.

첫 콘서트 주인으로 초대받은 이는 충남 천안에 사는 김미희 작가다. 그녀는 제주 우도 출신으로 200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달리기 시합이 당선되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동시와 동화, 청소년시를 넘나들며 열세 권이나 되는 책을 내놓은 작가다. 올 봄에는 제주중앙여중의 사춘기 친구들에게 로션을 발라주고 갔다.

북콘서트에 등장한 동시 작가 김미희씨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정련
북콘서트에 등장한 동시 작가 김미희씨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정련

 

오카리나 연주를 시작으로 축시 낭송과 기타 공연 작가와의 토크 외에도 즉석에서 작가의 시를 낭독해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김미희 작가는 글쓰기를 잘 하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고, 꾸준하게 일기를 쓰고, 사물에게 말을 걸어 보라고 했다. 여기저기서 사물에게 말을 걸어본 적 있다는 아이들의 돌발 자랑이 이어져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나중에 작가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에게는 자신만의 경험과 생각이 가장 값진 것이니 그걸 쓸 것을 주문하며 남이 쓴 것을 베끼는 작업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작가의 신간인 <예의 바른 딸기>를 비롯해 작가에게 사인 받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줄이 길었다. 사인회가 이어지는 동안 마당에선 참여한 모든 이들이 기타 연주와 오카리나 연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며 아름답게 가을밤을 장식했다.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김미희 동시작가. 김정련
독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김미희 동시작가. ⓒ김정련

 

큰딸이 오카리나 연주를 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참여했다는 심은혜(제주시 삼도동 거주)씨는 “세 아이를 키우며 답답한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랜만에 낭만적인 밤을 선물 받았다”며 “서점도 예쁘고 작가의 사인을 받은 책을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어 기쁜 날이다”고 전했다.

이곳 오줌폭탄의 주인장 김정희씨는 아동문학가이며 문학을 놀이처럼 즐기는 문학놀이아트센터 대표이기도 하다. 옛날 집의 바깥채를 활용하여 꾸민 작고 아늑한 오줌폭탄. 서점 이름이며 주인장의 첫 동시집 제목이기도한 이곳. 김정희 작가는 이곳을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시시(詩詩)하게 아이들과 놀아볼 생각이란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예전처럼 골목에 울려 퍼질 날들을 그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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