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는 트로이 목마
한미 FTA는 트로이 목마
  • 고성화
  • 승인 2007.07.24 12: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고성화 제주주민자치연대 고문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초원의 "누우" 무리는 풀을 따라 해마다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넌다. 강에는 악어 떼가 우굴 거리고 있다. 목숨을 걸고 강을 건너지 못하면 미래도 없고 생존 역시 위태롭다.

한미 FTA를 앞에 논 우리의 처지도 아프리카의 “누우” 무리를 닮았다.

싫건 좋건 FTA라는 강을 건너가야 한다. 시대적 경제적 여건을 고려할 때 FTA를 마냥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조만간 EU, 중국, 일본, 아세안, 남미 등과도 FTA를 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약소국의 운명이며 오늘의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이다.

그러나 건너야할 운명이 있다는 것과 어떻게 무사히 강을 건너며 미래를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라 생각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현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는 일방적 한미 FTA는 다른 각도로 접근하여볼 수 있다. 반대시위, 농성 등 생존권을 걸고 싸우는 한미 FTA 반대 싸움은 근거와 정당성이 있다. 모두가 안전하게 강을 건너 새로운 땅에서 행복한 미래를 함께할 사전 동의를 얻기는커녕 설명조차 부족하였다. 또한 한미FTA 합의는 ㅤㅉㅗㅈ기 듯 서둘렀다.

 한미 FTA가 정부의 기대대로 성장을 가져온다고 하자. 그 성장의 성과가 일부에 편중되어 서민의 삶은 더욱 어려지는 90대 10의 사회가 된다면 우리는 행복의 파랑새를 잡는 것이 아닌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결과가 될 것이다.

먼저 성장의 과실을 사회구성원이 합리적으로 나누는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 구조부터 마련했어야 했다. 분배의 구조를 생략하고 신자유주의 종주국인 미국과 덜컥 FTA부터 체결하기로 한 것은 분명 순서를 뒤 바꾼 것이라 할 수 있다.

FTA가 누구에게나 경제적 성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베네룩스”(벨기에- 네델란드-룩셈부르크) 3국은 개방정책을 사회복지제도 및 사회협약과 병행함으로써 성장과 사회안정 두개의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반면 FTA부터 서둘렀던 스페인과 아르헨티나는 즉각 부채가 늘고 해외의존이 심화되어 경제가 FTA 전보다 후퇴하는 곤경에 빠져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가 미국식인가?’ 하는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문제가 가로 놓여있다.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사회는 미국발전 모델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유럽식 사회적 시장경제와 사회복지제도의 도입은 지극히 어려워질 것이다.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미국보다 유럽식 사회를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한미FTA체결은 시장 근본주의가 우리사회를 지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경쟁과 이기주의, 물질 만능주의가 가뜩이나 약한 공동체의식과 연대의식을 소멸시킬 것이다. 한마디로 비인간적인 약육강식이 비인간적 정글사회가 우리 앞에 대두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FTA는 정치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 국가경쟁력의 문제이며 우리는 어떠한 개방도 이겨낼 국민적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였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이세상의 모든 문제는 근원적으로는 정치적이고 이념적이라 봐야 옳지 않은가?
특히 먹고 사는 문제, 국가 경쟁력의 문제는 더욱더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또 FTA와 같은 문제는 사회구조와 결부되는 문제이지 국민 역량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한미FTA 합의는 문제의 끝이 아니라 과제의 시작임을 뜻하고 있다. 특히 우리처럼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는 한미FTA 합의는 더욱 그렇다.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국회는 FTA의 과실을 독점자본이나 대기업 특정산업이 과점하여 사회 양극화가 확대되지 않도록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여야 한다.

 노·사·정 사회협약도 서둘러야한다. 비정규직을 양산하며 비용절감을 꾀하는 소극적 경영으로는 국제경쟁 사회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 창조적 경쟁력, 합리적 분배를 위해서도 올바른 사회협약이 필수적임을 성공적인 유럽 각국은 보여주고 있다. 비정한 신자유주의 경제에 맞서는 최소한의 안전판이기도 하다. FTA를 산업구조의 개편과 분배와성장의 선순환구조 마련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라고 두 마리의 토끼를 잡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그러나 대기업의 입김대로 이를 단순히 성장의 지렛대로 쓰려 한다면 한미FTA는 결과적으로 우리경제를 미국 경제에 종속시키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다.


◈ 판도라의 상자: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병균과 질병, 가난과 고통, 죽음과 악이 나오는 상자(희망은 가장 마지막에 있음)

◈ 트로이 목마: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목마로 트로이 멸망에 결정적 역할을 함. 승리의 전리품으로 알았지만 목마 안에 있는 그리이스 병사들로 인하여 트로이성은 멸망함.

                                                <고성화 / 제주주민자치연대 고문>
# 외부원고인 '특별기고'는 미디어제주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고성환 2007-07-24 14:25:05
'우"가 아니고 '누우'무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