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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구역 불가피 Vs 해군기지법 적용 안한다"
"군사구역 불가피 Vs 해군기지법 적용 안한다"
  • 조형근 기자
  • 승인 2005.05.31 15:4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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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항 해군기지 건설계획 도민 대토론회 31일 오후 열려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계획에 대한 도민 대토론회가 31일 오후 2시 제주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제주발전연구원이 주최한 이날 대토론회에서는 해군기지건설계획에 대한 찬성입장을 갖고 있는 4명과 반대입장을 갖고 있는 4명이 참석해 평화의 섬과 군사기지의 양립가능성, 군사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생활 제약 등 쟁점사항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은 고부언 제주발전연구원장을 좌장으로 강한구 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김성민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문대탄 전 언론인, 정삼만 해군본부 대령,길현 제주대 교수, 이지훈 해군기지반대도민대책위원회 상임공동대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지경호 해군기지반대 안덕면대책위 위원이 참석했다.

#"군항보러 관광 가나" - "평화위한 군사력 배치 당연"

먼저 화순항 해군기지가 제주 세계평화의 섬과 양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공방이 이뤄졌다.

정삼만 해군본부 대령은 기조발언을 통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수출입 국가인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도 많은 침탈을 받아 왔다”며 “특히 제주도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적 위치에 있어 해군기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령은 이어 “싱가포르 등 전세계의 항구에는 반드시 해군기지 끼고 있다”며 “전쟁대비, 평화유지, 국토의 효율적인 관리에 긍정적 효과가 있음은 물론, 국내.외의 인구유입을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됨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지훈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제주의 동북아적 위치를 감안할 때 평화지대, 평화적 완충지대의 기능을 맡아야 바람직하다”며 “평화의 섬 실천전략 중 유엔 군축회의 유치계획도 나와있는데, 해군기지를 지으면서 그런 회의 유치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특히 “해군은 국책사업이라고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경제성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포장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등에 군항을 보기 위해 관광하러 간다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관광사업과의 관련성도 미약함을 강조했다.

이에대해 문대탄씨는 “평화의 섬 사업에 비군사화라는 얘기는 없으며, 비무장화됐을 때 중국.일본과 대립상태가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갚라며 “우리는 역사적으로 누구를 침략한 적도 없었으므로 평화를 위해 군사력 배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해군기지법 있는데 군사보호시설은 안한다?" - "정말 안한다"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에 따라 이 일대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문제도 초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지훈 대표는 제주발전연구원의 해군기지 건설 영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해군기지법에 따라 산방산 및 용머리해안 등이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며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것이라는 분석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인갚라고 해군측의 입장을 요구했다.

이에 정삼만 대령은 “육상에 울타리가 만들어지겠지만 제한구역이나 군사보호구역으로 적용안한다는 것은 해군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생업이나 행동의 제약 없을 것이며, 산방산이나 용머리해안에서 관광객들이 사진 찍고 하는 일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해군측의 답변이 있자 지경호 위원은 “해군기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법은 진해에만 적용하는 특별법이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강한구 위원은 “군사시설 관련 법이 5개 있는데, 해군기지법을 적용해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문대탄씨도 “해군기지법이 있다 하더라도 군사보호시설로 지정하려면 지방자치단체장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 의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재가받았나?" -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다"

대통령 재가를 받은 '국책사업'의 진실성에 대한 공방도 이뤄졌다.

이지훈 대표가 청와대 1인시위를 하기 위해 상경해 문의해보니 해군기지건설계획은 '국책사업'이 아니었다고 설명하며 해군측의 입장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전직 대통령이 재가를 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누가 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에 정삼만 대령은 "김대중 정부시절이 아니라 김영삼 정부시절 재가했다"고 말했다.

# "주민 반대해도 추진하겠다고?" - "일방적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뜻"

이어 한차례 휴식시간을 가진데 이어 계속된 토론에서는 해군측이 주민들이 반대해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인데 대해 논란이 벌어졌다.

지경호 위원은 "해군측은 처음에는 주민들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김동문 대령이 반대하더라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오늘 이 토론회에서도 주민들이 반대해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부분에 대해 다시한번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에 정삼만 대령은 "말을 하다보니 실언도 할 수 있고, 잘못 와전될 수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가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나, 해군 일방적으로 가지 않겠다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화순항 해군기지 안보 위해 "필요하다" - "필요 없다"

화순항 해군기지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김성민 대표는 군대를 소방서에 비유하면서 “소방서의 가장 효과적인 위치는 도심이고, 화순항은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해있다”며 “소방서는 항상 화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고, 화순항도 마찬가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 되기 위해서 외교적 발전이 필요하지만 군사력도 있어야 한다”며 “동북아 균형자가 되기 위해 주변국들이 우리를 인정할 만한, 주변국들을 견제할 만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삼만 대령은 “1945년부터 1999년까지 세계적으로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단 3주 뿐”이라며 “외교적인 방법이 이상적이지만 차선책으로 군사력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양길현 교수는 “우리나라에 이미 해군기지가 몇 군대 있는데 또 하나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며 “제주는 굳이 해군기지가 들어오지 않아도 외부의 세력을 막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지훈 대표도 "현재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에서 4~5위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며 "해군기지를 만들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안보가 위험해진다거나 하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북한이 핵을 소지하는데 왜 우리는 핵을 소지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우리가 핵 소지를 하지 않고 반대하는 이유는 핵 확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또 정욱식 대표는 “화재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집안에 불이 잘 붙는 물건을 놓지 않는 것”이라며 “화순항 해군기지는 집안에 불이 잘 붙는 물건을 가져다 놓고 소화기를 놓은 꼴”이라고 꼬집었다.

#해군기지 경제적 파급효과 "크다" - "일부분만 강조했다"

해군기지가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강한구 위원은 “기지건설과정에서 군인을 위한 아파트의 매입과 신축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며 “또한 해군기지 주변에 주민들과 군인들을 위한 개발사업이 추진되면 고용창출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위원은 이어 “제주발전연구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군인에게 지급되는 급여의 60%가 기지가 들어선 지역에서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게다가 군인들의 가족들을 제주지역에 살게 한다면 도외로 유출되는 급여를 줄일 수 있고, 제주지역의 소비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주민세 등의 세금도 늘어 지방재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경호 위원은 “산방산에 오는 관광객들은 그 경관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며 “해군기지로 인해 훼손된 산방산 경관의 가치는 얼마로 잡고 있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 위원은 “해군측은 해군기지 건설시 찾아오는 관광객이 1만명이라고 하는데 산방산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100만 명에 달한다”며 “해군은 자연경관의 가치를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항지를 찾는 관광객은 벚꽃 등을 보러 오는 상춘객들이 대부분이다”며 “군항지를 보러 관광객이 오는 경우는 없다”고 반박했다.

지 위원은 특히 “관광객의 동선이 있는데 군통제구역으로 인한 동선의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 동선을 중심으로 장사하던 사람들에 대한 피해는 조사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해군측과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에서 대거 참석하면서 토론회장은 시종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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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 2005-06-01 00:57:59
티브에 나온대로 하면 정리가 잘된건가요?
듣다 보니 동네 사람 얘긴 하나 없고 동북아 평확 어쩌고 저쩌고 뜬구름 잡는 얘기 뿐이더구만

참견꾼 2005-05-31 17:19:14
한창 진행중이라는구만
그런데 왜 이렇게 4대4로 팬을 갈라놨지?
일부러 재미있는 토론 만들려구 짜여진 각본 같은 생각이...

도민 2005-05-31 17:18:11
음, 이제 토론회가 끝난 모양이군.
꾀나 잘 정리했구먼.
티브이로 잠깐 봤는데, 기사도 비슷한 시각에 잘도 올라왔네.
인터넷신문이 좋긴좋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