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제주의 상징물 '돌하르방'
제주의 상징물 '돌하르방'
  • 강상돈 시민기자
  • 승인 2007.05.20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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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돌 속에 숨겨진 조상의 숨결…제주인 정서에 영향

제주의 대표적인 상징물은 초가와 돌하르방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구멍이 숭숭 난 검은 현무암을 조각해 낸 돌하르방은 제주도내 어디를 가나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툭 불거져 나온 부리부리한 왕방울 눈, 뭉툭한 긴 코, 넓게 뻗은 귀, 꼭 다문 입 등 기이한 얼굴을 간직하고 있는 돌하르방.

모자를 눌러 쓰고 두툼한 손을 단정히 배 위에 올려놓은 모습이 해학적인 느낌마저 준다.

표정을 보면 뭔가에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반기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한 이러한 돌하르방은 제주를 오랫동안 지켜오고 있다.

돌하르방이라 불리기 시작한 것은 1971년으로 비교적 근래의 일이다.

제주 고유의 석상을 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하려 할 때 공식 이름으로 새로 지어 붙인 것이 돌하르방인 것이다.

당초 우석목, 무석목, 벅수머리 등으로 불러왔다.

이러한 돌하르방은 어디에 세워졌을까.

제주도의 행정구역이 삼분되었던 약 500년동안(1416∼1914) 제주목(濟州牧), 대정현(大靜縣), 정의현(旌義縣) 도읍지의 성문 앞에 쌍쌍히 세워졌었다.

돌하르방은 모두 47기가 세워졌는데, 제주목의 것이 23기이며, 대정현, 정의현 현청소재지에 각각 12기씩 남아 있다.

하지만 당시 대정현의 동문, 서문, 남문 밖에 설치됐던 돌하르방은 현재 보성교와 보성리사무소 입구 등에 놓여져 있다.

당초 위치와는 다른 곳에 설치되어 있는 셈이다.

제주목의 돌하르방 23기 가운데 2기는 ‘경복궁 한국민속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따라서 지금은 제주시내에 21기, 대정읍에 12기, 성읍리에 12개 등 45기가 남아 있다.

제주시에 있는 돌하르방이 더욱 위용 있고 예술성 있게 조각 되었다

돌하르방의 기능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즉, 수호신적 기능과 주술종교적 기능, 위치표식기능 등이다.

문지기 노릇을 한다든가, 수위(守衛)·방어(防禦)의 기능을 지닌다든가 무덤 앞에 세워진 동자석(童子石)의 기능과 같다든가 하는 말들을 주민들은 강조하는데, 이는 곧 수호신적 기능으로 요약된다.

둘째 주술종교적 기능은 방사탑(防邪塔)의 기능과 같다든가, 축사(逐邪)의 기능을 지님으로써 난리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든가, 악질(惡疾)의 침범도 막을 수 있다든가, 애를 못 낳는 여인이 돌하르방의 코를 밤에 몰래 쪼아서 빻아 먹으면 잉태할 수 있다든가 하는 전승이 전해짐으로써 입증된다.

셋째 돌하르방은 도읍지의 성문 앞에 세워짐으로써 도읍지의 위치를 분명히 알려 준다.

성 바깥사람들은 성 안으로 함부로 들어오는 일을 삼가도록 했기 때문에 위치표식과 더불어 금표(禁標)로서의 기능을 지녔다.

돌하르방의 기능은 육지부의 장승의 기능과 비슷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제작된 시기는 확실하지 않다.

남아 있는 기록에 따르면 제주도 행정구역이 제주목, 대정현, 정의현으로 나누어진 때가 1416년(태종 16년)이요, 얼마 없어서 각각 도읍지에 축성(築城)됐으니 18세기 중엽에야 돌하르방이 세워졌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그 전에는 성문 앞에 돌하르방과 같은 것이 전혀 없었을까.

이 돌하르방은 제주도의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하여 육지의 유사한 조형물들과 차이점을 보이는데 건립이유와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들이 있다.

아무튼 제주를 대표하는 상징물인 만큼 돌하르방에 관한 은유적인 시, 꿈에 대한 해몽 등 제주인의 정서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47기의 돌하르방은 각 고을 소재지마다 그 형태와 크기가 조금씩 다른 형태를 보이고 있다.

제주시청, 자연사 박물관, 제주대학교, 탐라목석원 등의 돌하르방을 확인해본 결과 돌하르방이 훼손될 위기에 놓여 있어 안타까웠다.

이제 더는 돌하르방의 훼손하지 못하도록 보호 장치가 하루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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