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푸르고 싱그러운 신록이 녹음으로 바뀌어 가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제가 제12대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으로 취임한지도 어느덧 3주년을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애정 어린 격려와 질책을 보내주신 도민과 교육가족, 특히 언론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취임하던 2004년 당시, 제주교육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익히 아시는 바와 같이 인사비리, 불법선거 등으로 인하여 교육신뢰는 급전직하로 추락하여 교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고 교단도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새로운 의지로써 교육신뢰를 회복하자는 호소에 교육가족들이 호응해 주셔서 교단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았으며 불신 당하던 제주교육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고 자평해 봅니다.
2004년도에 3,955억원 규모였던 교육예산은 2007년도에 4,967억원으로 불어나 25.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당시 채무액도 241억원에서 지금은 59억원으로 75% 이상 줄어들어 건실한 교육재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력 향상의 지표가 되고 있는 대학수능시험 성적도 꾸준히 향상되어 왔습니다. 언어/수리/외국어/탐구 영역을 합친 표준점수 분포 현황 중 상위권 점수대인 630~680점대의 학생 수는 2005학년도 167명, 2006학년도 197명, 그리고 2007학년도 302명으로 껑충 뛰어 전국평균을 상회하는 고무적인 현상을 나타냈습니다.
이렇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2006년도에는 청렴도 측정 결과 전국 1위, 지방교육 혁신종합평가 포상금 100억원 수상, 수능 성적 향상 등의 가시적이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한편 저의 취임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변화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보다도 제주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가 출범하면서 본도의 교육도 국제화를 향하여 급속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에도 세계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부산국제고등학교와 경기도의 청심국제고등학교가 개교된 상태이며, 개교를 추진 중인 학교도 인천 송도경제특구 내의 가칭 송도국제고등학교, 서울국제고등학교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국으로 눈을 돌리면, 싱가포르와 홍콩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국제화된 교육을 실시하면서 교육을 통하여 국제무대를 이끌 인재들을 배출해 오고 있고, 한국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도 경제 발전과 더불어 교육혁신 노력을 꾸준히 집중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화를 위한 교육의 변화가 국내외 도처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든지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습니다. 온 도민이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분명히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저는 교육감 선거 출마 시 도민과 교육가족들께 약속드렸던 공약들을 최선을 다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약사항 40개 과제 중 서귀포온성학교 설립, 국내외 교육 유관기관들과의 교류협력 체제 구축 등 11개 과제가 완료되었고, 지역별 외국문화학습관 건립 사업, 원어민 보조교사 확충, 도·농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환경 개선사업 등 나머지 29개 과제도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독서·논술교육, 외국어교육, 즐거운 학교 만들기 등 3대 중점 과제도 지속적·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에 외국어교육 분야는 제주국제자유도시를 밑받침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생각하므로, 이에 따른 세부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하여 외국어 능력 향상에 힘 기울이고자 합니다.
특히 우리교육청은 2007학년도부터 제주형 자율학교를 시범운영함으로써 학교교육의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였습니다. 국제고등학교 설립 사업도 현재 바람직한 방안을 강구하면서 성공적 추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제주만이 가질 수 있는 교육적 특례를 잘 살리지 못한다면 우리 스스로 좋은 기회를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으므로, 제주형 자율학교의 성공적인 운영과 함께, 제주국제고등학교 설립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그러나 최근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무더기로 입건되는 등 뿌리 깊은 학교폭력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교육계와 경찰, 사회단체 등이 공동의 노력을 꾸준히 전개하면서 점진적인 성과는 거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전 근절은 요원한 실정입니다.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이러한 부정적인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교육가족 여러분의 특단의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저는 남은 임기 동안 제주교육의 국제화와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각종 사업 마무리에 전심전력을 다 하겠습니다. 그럼으로써 제주교육 발전을 위하여 튼튼한 주춧돌을 놓은 교육감, 제주국제자유도시를 이끌 인재들을 육성한 교육감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이제부터 다음과 같은 혁신적인 구상을 통하여 제주교육이 희망찬 미래로 향하는데 튼튼한 발판을 놓고 싶습니다.
첫째, 학생들이 세계를 알고 세계무대로 진출하는데 필요한 준비교육을 성실히 추진하기 위하여 국제이해교육을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하겠습니다. 특히 「세계인재육성기금」을 마련하여 세계 10대 명문대학에 입학하는 제주학생들에 대해서는 재학 기간 동안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재원 마련을 위해 교육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자체 기금을 만들고, 출향인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제주인재 육성 캠페인’을 벌여 나가겠습니다.
둘째, 교직원들의 국제 경쟁력을 배양하기 위하여 더 많은 능력발전 프로그램과 국내외 연수 예산을 확보해 나가겠습니다. 해외연수의 경우 2005년도 2억 8,400여만원(총예산의 0.06%), 2006년도 5억 5,700여만원(0.12%), 그리고 2007년 8억 1,000여만원(0.16%)으로 차츰 증가시켜 왔습니다. 앞으로 이를 단계적·연차적으로 계속 늘려 나가겠습니다. 우리교육청과 교류협력 협정을 체결한 외국의 도시들과 교육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교직원 연수 및 학생교육에 적극 활용하고자 합니다. 국제자유도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재 양성에 달려 있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유능한 교직원들이 어느 때보다도 요망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우리 도내 교직원들이 창의적으로 열심히 일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창의적이고 열심히 일하는 유능한 사람들이 우대받는 교육풍토를 조성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의 연공서열에 의한 인사 운영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여 능력과 실적에 따른 인사 우대 방안을 연구·적용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제주의 학교들이 국내 및 인근 국가의 어느 도시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학교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현재 시범운영 중인 제주형 자율학교의 운영성과를 검토하여 제주시 및 서귀포시 지역에 균형 있게 확대 배치하고, 사립학교도 제주형 자율학교 운영을 희망한다면 적극 검토·지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월트 디즈니는 여섯 번이나 파산하면서도 “꿈만 꿀 수 있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며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었고, 결국 스스로 자신을 위대한 인물로 일으켜 세웠습니다. 지금의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꿈꾸던 목표를 이루어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한 것도 결코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리 고장 제주를 지키고 일구어낸 선현들의 절절했던 소망과 꿈을 저는 지금 이 순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각오와 의지로 발전하는 제주교육의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혼자서 꾸는 꿈은 한갓 망상일 수도 있겠으나, 우리 도민 모두가 같은 꿈과 희망을 품는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의 현실이 되어 이루어진다고 확신합니다. 세계로 나아가는 제주교육의 국제화, 국제무대를 주름잡는 우리 제주인재들의 미래 모습에서 우리 모두 새로운 꿈과 비전을 찾아나갑시다.
아무쪼록 제주교육의 원대한 이상과 목표가 충실히 구현될 수 있도록 깊은 관심과 성원이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5월 14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양 성 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