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평화에 의해서 지켜진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척박한 환경과 잦은 수탈, 국가폭력의 위협에서도 제주도는 모진 질곡의 삶을 이겨왔습니다. 이제 그 고단했던 삶을 위로하고, 평화와 생명이 깃든 삶을 우리세대와 미래세대가 공유해야 합니다.

-평화의 백배 실천 선언문 중-

제주 해군기지 논란으로 제주사회가 도민갈등에 몸살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평화의 씨앗을 전국에 확산하기 위한 '평화염원.해군기지 철회를 위한 평화행동'이 전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도 군사기지 반대도민대책위원회와 평화종교인협의회는 16일 오후 6시 제주시 신제주로터리에서 '평화는 평화에 의해서만 지켜집니다', '우리는 해군기지가 아닌 평화를 원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평화의 백배실천 운동을 전개했다.

이날 백배실천 운동에는 중앙성당 임문철 신부를 비롯해, 원명사 대효스님, 늘푸른교회 이정훈 목사 등 종교인과 도민대책위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화행동 선언문 채택, 평화의 메시지 발표, 평화염원 백배실천 순으로 진행됐다.

임문철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국방부 등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기장사실화 하고 있다"며 "사태가 여기까지 이를 동안 종교인들의 평화방침이 부족하고, 모범을 보이지 못한 것에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 신부는 "100배 운동을 통해 제주도민들의 평화에 대한 염원과 그동안의 반성을 철회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효스님은 "종교인과 더불어 뜻을 같이 하는 회원들이 모여 참회 대열에 동참해 잘못된 뜻을 바로잡아 전세계에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백배실천에 앞서 '평화의 백배실천 선언문'을 통해 "평화의 섬,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국사안보의 단순 논리를 넘어 제주도의 미래와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의 안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는 결제놀음으로 사고 팔 수도 없으며, 힘으로 얻어지는 것 또한 더더욱 아니"라며 "평화, 그 자체로 상생의 길을 도모하는 진리의 가치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제주도 해군기지의 건설 강행은 평화를 위협하는 패권주의의 추종에 불과하다"며 "더욱 우려스럽기는 천년의 삶을 살아 온 민초들의 터전을 이들의 동의도 없이 짓밟는 만행"이라고 피력했다.

이들은 제주도민과 제주도당국에 평화의 위한 길이 무엇인지 거듭 고민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제주의 미래와 국가의 평화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계 평화의 섬, 제주가 세계 평화의 섬 확산에 일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갓 틔운 평화의 어린 새싹을 가슴으로 키우는 마음으로 평화행동을 시작합니다."

한편, 이들은 기지철회까지 매일 저녁 6시 같은 장소에서 도민평화행동을 계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17일에는 김수열 시인 평화시 낭송 후 백배실천, 18일에는 강요백 화백 평화발언 후 백배실천 등으로 외부인사 초청 프로그램을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