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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캔 스피크' 산소신, 안아주고 싶은 그대
'아이 캔 스피크' 산소신, 안아주고 싶은 그대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10.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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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제훈이 '아이 캔 스피크'의 명장면으로 꼽은 것은 나문희의 산소 신이다.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65번째 타자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제작 영화사 시선 ·공동제작 명필름·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주연배우 이제훈이다.

영화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 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극 중 이제훈은 원칙주의자 9급 공무원인 민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옥분이 어머니의 산소에 찾아가 넋두리하는 장면이에요. 시장 상인과 옥분의 관계 등등 많은 감정이 쌓여오다가 그 장면에서 폭발했죠.”

이제훈이 말한 장면은 옥분이 오랜 시간 감춰온 비밀을 밝힌 뒤, 어머니의 산소를 찾아가 넋두리 하는 신. 코미디의 외피를 하고 있었던 영화가 진짜 속내를 드러내는 장면이기도 했다.

옥분은 위안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의 압박에 자신이 위안부였던 사실을 숨긴다. 가족들은 그를 위로하기는커녕 그의 피해 사실을 숨기려 전전긍긍하고 옥분은 이에 크게 상처 받는다. 이윽고 옥분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위안부 피해자인 정심(손숙 분)의 건강이 악화되자 옥분은 자신의 비밀을 밝히고 법정에 나서려 한다. 이 과정에서 옥분은 그간 가슴에 묵혀두었던 말들을 어머니에게 털어놓는다.

“살아온 인생이 외롭고 안쓰러워보였어요. 자신의 삶을 얘기하는 옥분을 보면서 ‘가서 껴안아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날아와 박혔죠.”

이제훈이 언급한 장면은 관객들 사이에서도 깊이 회자되는 장면. 롱테이크신으로 옥분이 긴 시간 극을 이끌며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도 그랬어요. 초반에는 옥분과 민재가 티격태격하다가 가까워지게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장면을 기점으로 옥분의 사연을 알게 돼 놀랐죠. 책을 덮고는 긴 여운에 빠졌어요.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심을 가지고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한편 나문희의 명연기가 담긴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현재 절찬 상영 중이며 상영등급은 12세, 상영시간은 119분이다.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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