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융복합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이 제주지역에서 뜨고 있다. 전국 어디와 견줘도 가장 알차고 활발하다. 6차산업은 농특산물(1차)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서비스(3차) 등을 이어 매 새 부가가치를 만든다. 올해까지 도내에서 73명이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사업자로 인증 받았다. 현장에 직접 만나 이들이 실천하는 기술력·창의력·성실성·마케팅 능력과 철학 등을 통해 앞으로 도내 1차산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제주조릿대가 급격히 늘고 퍼져 한라산생태계를 교란하고 있죠. 하지만 제주조릿대는 제주 천연자원으로 소중한 자산이잖아요. 그래서 이를 강제적으로 없앨게 아니라 실용적으로 상품화시켜 활용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보자고 ‘조릿대차’를 만들어 팔고 있어요”
한림읍 납읍리에서 청정 자연 야생초를 ‘건강차’로 탄생시킨 영농조합법인 ‘제주다’ 강석수 대표(47)는 해양지질학과 지하수학을 전공하며 환경문제에 관심이 컸다.
올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은 ‘제주다’는 취약계층 일자리를 창출하며 제주 청정자연에서 나는 다양한 야생식물로 건강한 차를 개발·생산·판매하고 있다.
# 조릿대차·꾸지뽕차·두충차·귤피차, 조릿대 혼합액상차 생산
대표상품은 침출차로 조릿대차, 꾸지뽕차, 두충차, 귤피차, 액상차는 조릿대 혼합액상차 3종류가 있다.
“제주조릿대를 활용한 조릿대차는 혈당을 내리게 하고, 부인병, 천식예방에 효능이 뛰어나죠. 꾸지뽕차는 곶자왈에서 서식하는 제주야생 꾸지뽕잎을 원료로 만든 명품 수제차에요. 체내 지방분해, 골다공증과 허리 무릎 통증 개선, 혈액순환에 좋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해요”
꾸지뽕나무를 제주에선 ‘굿가시낭’이라 부른다. 줄기·뿌리를 모두 약재로 쓴다. 예로부터 꾸지뽕나무를 달여 수시로 차 마시듯 하면 몸 상태가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두충차는 서귀포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두충잎으로 만든 제품이다.
중국에서 신비의 나무로 불리는 두충은 간과 신경에 작용하고 혈압을 낮추는데 널리 쓰며, 말린 잎을 달여서 복용하면 건강에 좋다고 한다.
“두충차는 깨끗하고 건강한 잎만 골라 딴 후 가마솥에서 덖은 고급 수제차로서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죠. 중국의대를 졸업한 의학전문가들이 청정자연에서 채취한 조릿대를 덖어 프리미엄 침출차를 생산하고 있어요”
조릿대는 한라산은 국립공원지역이어서 캘 수 없어 제주시가 지정해 준 구역 안에서 채취해 차를 만든다.꾸지뽕은 사유지 등에서 채취하고 있다. 번식력이 좋아 가지치기를 하면서 원료로 쓴다.
두충은 야산에 심은 두충나무를 사서 쓴다. 귤피차는 직접 재배하거나 무농약 재배농가에서 사들이고, 모자란 건 이어도자활협동조합, 생드르영농조합법인 등에서 수매하고 있다.
이곳 ‘제주다’ 제품은 모두 수제로 가마솥에서 만들고 있어, 다른 곳과 차별화하고 있다.
“전처리과정에서 숙성해 덖음(볶음)까지 사람 손으로 하기 때문에 기계에서 만든 차보다 부드럽고 맛이 깊어요. 모든 차가 당뇨에 좋아요. ‘당뇨에 좋은 원료를 편하게 마시는 차로 만드는 기업이 되자’란 슬로건으로 기존제품 말고도 당뇨에 좋은 원료를 찾아 연구하고 있죠”
강 대표는 “현재 재배농가와 매칭해 유기농 바나나잎을 차로 만드는 연구하고 있죠. 완성되면 기술력을 농가에 이전해 농가가 바나나차를 실제 출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 4~5년 시행착오, 리뉴얼로 성과…도내·외 판매처 300여곳
당초 환경문제로 떠오른 제주조릿대 해결책으로,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2011년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조릿대차’를 만들었지만 시작한 뒤 4~5년 동안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제품 패키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다(차)류 시장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가운데 막연한 정부지원기대 등 3가지 실패 요인이 작용해 판로개척이 어려웠어요. 2016년 기존 제품을 모두 폐기하고, 모든 제품과 공정과정을 리뉴얼해 본 궤도에 오르게 됐죠“
그 해 리뉴얼한 제주조릿대차, 제주귤피차를 생산하면서 이마트(5개점), 제주도내 하나로마트(4개점), G마켓에 입점 했고, 홍콩에도 수출하기 시작했다.
제주도내 주요 마트 등 34개 판매점, 아름다운가게 본사, 뉴월드마트 7개점, 우체국쇼핑몰, 베리제주, 글로벌쇼핑몰 입점(아마존 등 6개점), 그린마트 2개점, 그랜드마트, 다모아마트 등과 입점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6차 산업 사업자 인증을 받고, 자체 티백포장시설을 확충하고 제주테크노파크 ‘J-Detox 제품개발’ 우수상품에 선정됐다.
제주조릿대차 특허 출원(특허-2016-0161511)을 하고 농협하나유통본부와 모든 제품 계통계약을 맺는 등 판로를 넓혀갔다.
“2016년 6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 4월엔 판매처가 1곳이었는데 300곳으로 늘었죠. 도내 80% 도외 20% 비율이에요. 수출하는 나라는 독일 홍콩 미국 싱가포르 등 4개국이에요. 독일과 4년 동안, 홍콩은 조릿대를 활용해 홍콩.중국시장에 맞는 제품 공동개발하기로 협약했어요”
현재 ‘제주다’엔 직원 17명이 일하고 있고, 하귀 판매관리사무소(물류창고, 포장관리)와 외도 직영마트(착한제주마트)를 통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 “제주 조릿대, 골칫거리에서 소중한 자산으로”
강 대표는 이 사업에 나서게 된 건 조릿대 해결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였다고 스스로 당위성을 밝힌다.
“제주조릿대는 번식력이 강하고 생태계를 교란시킨다하지만 제주지하수처럼 소중한 자산이죠. 골칫거리가 아닌 생산적이고 실용적인 것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거죠. 애월·광령 쪽 등 시가 정해준 구역은 훼손하지 않고 번식을 막고 있어요” 제주조릿대를 자산으로 활용해 취약계층 일자리를 늘려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주조릿대는 대기업이 빼앗아갈 수 없는 자산이죠. 이걸로 성장해간다면 지속가능한 좋은 환경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유사한 사업이 성장해간다면 지하수처럼 도민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충분한 소득원 될 수 있다고 봐요”
한라산 조릿대는 국립공원 안에 많이 있어도 채취를 못하고, 제품도 만들지 못하는 한계가 있고,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약점도 있다.
“조릿대가 자체적으로 약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죠. 동의보감엔 인삼보다도 약성이 높다고 적혀 있어요. 제주조릿대는 수명이 100년이기 때문에 한평생 꽃을 볼 수 없어요. 완도 등 도외와 일본쪽 조릿대는 수명이 4년밖에 안 돼 다른 곳이 인삼이라면 제주건 산삼인 셈이죠”
강 대표는 앞으로 직영쇼핑몰과 연동한 물류센터와 직영할인판매점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1차적으로 내수 쪽, 도내에 있는 로드마켓 모두에 입점해 어디서든지 제주조릿대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려 해요. 전국 대형 하나로유통센터에 입점해 전국적인 판매망도 갖추려 해요. 물론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사회적경제기업 통합유통체계를 갖추고, 지역주민에게 신뢰받는 로드마켓을 운영할 계획이죠”
영농조합법인 제주다는 제주시납읍남로65(납읍리)에 있다.
연락처 ☏064-772-1293,홈페이지 jejudadream.modoo.com,이메일 jej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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