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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은 왜 학교급식 조례에서 병설유치원을 뺄까”
“도교육청은 왜 학교급식 조례에서 병설유치원을 뺄까”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7.24 12:21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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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한참 수준 낮은 제주도교육청의 급식관련 조례를 보며
17개 시도 조례 유치원 모두 포함…도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 제한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생겨서 이 글을 쓰고자 합니다. 다름 아닌 병설유치원의 지위입니다. 이를 논하기에 앞서 유치원은 보육인지, 교육인지 물어볼게요. 교육을 전공하는 이들이야 다들 교육이라고 하죠. 그런데 그렇게 외치는 사람들이 유치원을 교육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부터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국정농단을 다 아실 겁니다. 그 배경이 누구던가요. 현재 수감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아닌가요. 박근혜 전 대통령 얘기를 꺼낸 이유는 누리과정을 완전 무상으로 하겠다는 공약 때문입니다. 공약대로 됐나요? 안됐죠. 박근혜 정부 당시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가장 골머리를 앓은 곳은 어디입니까. 제주도교육청을 비롯한 전국의 시도교육청입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까지 떠안는 바람에 재정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그때 교육청이 중요하게 내건 게 있습니다. 바로 유치원은 교육이라는 것이죠. 제주도교육청은 예산안을 짜며 유치원만 전액 지원하고,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교육청은 그만큼 유치원에 대한 애착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건 돈 앞에서만 그런 모양입니다. 누리과정을 다시 한 번 설명드린다면 도교육청은 돈이 없으니 더 이상 어린이집에는 예산을 지원하지 못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자칫 교육재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논리였죠.

 

하지만 최근엔 좀 이상한 걸 봤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도교육청 기자 단톡방에 사진 하나가 떴어요. 사진을 들여다보니 누군가가 교육청 현관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학교급식법으로 채용된 영양사가 유아교육법으로 설립된 유치원 방학중 급식 업무 부당하다”라고 써 있는 플래카드였죠. 대게 시위를 하면 기자들에게 알립니다. 그런데 그날 시위는 기자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더군요. 다음날 플래카드를 든 그들이 제주도교육청의 담당 국장이랑 면담을 하는데 기자들이 들어가는 것도 통제를 했어요. 참 이상하다 싶더군요.

 

시위를 한 이유는 플래카드에 쓴 것처럼 영양사들이 방학중 병설유치원 급식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죠. 올해 여름방학부터 제주도내 영양사들이 학교급식을 맡기로 했는데, 시위 덕분에 그게 계획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그럼 급식은 누가 하는 거죠?

 

앞서 얘기한 플래카드 내용을 다시 곱씹어봅니다. 솔직히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학교급식은 영양사가 책임지는 게 아니었나?”라는 의문이었습니다. 플래카드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영양사는 초등학교와 중·고교 급식을 할 수 있으나, 유치원은 못해주겠다는 그런 내용이죠. 그럼 유치원 급식은 누가 하죠? 학교급식은 영양사의 영역이지만 유치원은 책임지지 않는가봐요. 그렇다면 방학이 아닌, 평상시에 학교 급식실에서 밥을 먹는 유치원 원아들은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게 되는군요.

 

제주도교육청 조례에는 학교급식 대상에 초중등학교로만 제한시키고 있다. ©미디어제주

이런 상황을 만든 건 영양사 탓은 아니었어요. 조례를 뒤져보니, 조례가 문제더군요. 급식과 관련된 조례는 굉장히 많습니다. 전국적으로 330개가 넘는 급식조례가 있죠. 대부분의 조례는 학교급식에 초·중등학교와 유치원을 포함시킵니다. 17개 시·도 가운데 유치원을 학교급식에서 뺀 곳은 없습니다. 다만 교육청이 유치원을 빼는 경우는 있죠.

 

어딘지 궁금하시죠. 전남교육청과 전북교육청, 그리고 제주도교육청입니다. 전남북교육청은 그나마 조례에 지원 대상을 ‘학교급식법’이라고 다소 유연성을 두고 있으나, 제주도교육청은 아예 ‘초중등교육법’으로 못박고 있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이 만든 조례는 ‘제주특별자치도 안전한 학교급식 운영에 관한 조례’입니다. 지난 2014년 만들어진 이 조례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학교급식 운영은 초등학교와 중·고교가 아니면 안된다고 한 겁니다. 유치원은 급식을 해야 할 이유도 없고, 조례만 따진다면 유치원 원아들은 학교에서 밥을 먹을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제주도청 급식 관련 조례는 지원대상에 유치원도 포함시키고 있다. ©미디어제주

경기도교육청을 한번 볼까요. 거긴 학교급식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어요. “유아교육법 제2조 제2호에 따라 설립·운영되는 유치원과 초중등교육법 제2조의 학교에 지원되는 급식을 말한다”라고 말이죠. 어디가 선진적인 조례인가요. 경기도교육청일까요, 제주도교육청일까요.

 

조례만 보면 해당 교육청의 수준이 읽힙니다. 아무리 유치원을 교육이라고 떠들면 뭐합니까. 돈 앞에서만 교육이고, 정작 급식 담당자들의 민원이 많아지는 게 두려워 유치원은 교육이 아니라 ‘떼고 싶은 혹’이라고 생각을 하는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도교육청은 조례에다가 유치원을 완전 제외시킨 ‘초중등교육법’이라고 했겠죠.

 

교육을 행하는 사람은 교육 앞에서 따지는 게 아닙니다. 우리 애들이 얼마나 편안하고, 즐겁게 교육을 받을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앞에서는 유치원을 교육이라고 하면서 “너는 내 편, 너는 네 편”이라고 가르는 건 교육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고 싶은 이들은 교육이라는 이름을 입에도 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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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교사 2017-07-25 22:16:22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적극적으로 조례개정을 위해 노력해 주십시오. <유아교육법이 정한 공립유치원>이라는 글귀 하나가 없다는 이유로 이 엄청난 혼란이 10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기자님, 이렇게 중요한 내용을 수면위로 떠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또한 현직에서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고 이제쯤이면 교육청이 해결해 주겠지? 하는 맘으로 지금까지 벼텨왔습니다. 그 어느누구도 이 부분을 짚어주지 않았었고, 급식전문가들이 법때문에 유치원 방학 중 급식을 못해준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도 이러한 헛점이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영양가 2017-07-25 21:46:13
자세히 읽어보니 영양사와 유치원간의 문제가 아니라는데~왜들 그러시나
교육청이 타겟인대요
다들 릴렉스 하세요~~~~
릴렉스~~
교육청의 문제를 잘 꼬집긴 했네요

전인교육 2017-07-25 19:36:00
이 기사를 읽으시는 도민이나 교육청 관계자님들께서는 착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쪽의 입장만 전적으로 적극 대필해주신 김형훈 기자님도 그렇고, 벌떼같이 몰려들어 적극 댓글 올리신 도민을 가장한 유치원교사들도 그렇고..
서로간의 입장이 있을텐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한쪽에만 편중된 기사보다는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게 더 교육자다운 모습일겁니다.

Ehfdl 2017-07-25 19: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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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나네 2017-07-25 19:03:57
제3자의 객관적 입장에서 이 기사에 대한 댓글들은 모두 유치원교사들이 작성한거다에 한표 겁니다. 냄새가 폴폴~ 납니다. 그런데 좀 비굴하지 않습니까? 진정으로 아이들 점심이 걱정된다면 방학하기 전에 미리미리 일을 해결했어야지 오래전부터 그래왔다면서요? 그런데 이제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들은 이미 방학을 했고, 초등은 이번주면 모두들 방학에 들어가는데, 그래서 영양교사 대다수는 이미 방학중일건데 그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적절한 타이밍을 노려 이렇게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덤비시다니, 덕분에 가장 인기글이 되긴 한것 같은데 어째~ 씁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