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늘리려고 비례대표 축소라니…” 거꾸로 가는 제주 정치
“지역구 늘리려고 비례대표 축소라니…” 거꾸로 가는 제주 정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7.21 09: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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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정치권의 선거구제 개편 움직임에도 역행하는 제주 ‘참담’
지난 12일 제주도의회 의장실에서 열린 원희룡 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신관홍 도의회 의장과의 간담회 때 모습.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참담하고 부끄럽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이런 얘기로 칼럼을 시작하는 것도 처음인 듯하다.

 

제주도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의원 정수를 늘려달라는 권고안을 무시한 채 다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례대표를 줄여 2개 선거구를 분구, 지역구 의원을 늘리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먼저 여론조사 문항을 살펴보자. 사전에 여론조사 문항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은 도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우선 도의원 정수 조정 방식에 대한 평가를 묻는 1번 문항에서는 최근 진행중인 도의원 선거구 획정 논의에 대해 알고 있는지 물은 뒤 모른다고 할 경우 내용을 설명한 후 두 번째 문항을 질문하는 식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인구 기준을 초과한 2개 선거구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던진 뒤 ①교육의원 제도 폐지, 지역구 의원 증원 ②비례대표 의원 축소, 지역구 의원 증원 ③도의원 정수 43명으로 증원 등 3개 항목 중에서 하나를 고르도록 했다.

 

두 곳의 여론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면서 다르게 적용된 것은 응답 항목 1번과 2번 순서가 바뀌었을 뿐이었다.

 

응답 항목에 대한 설명 내용을 보면 우선 ‘교육의원 제도 폐지, 지역구 의원 증원’에 대해서는 다른 시도의 경우 교육의원 제도가 2014년에 폐지됐고 이에 제주도에서도 교육의원 제도를 폐지해 지역구 의원을 증원하는 방안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비례대표 의원 축소, 지역구 의원 증원’에 대해서는 “다른 시도에서는 비례대표 비율을 의원 정수의 10% 이상으로 정하고 있으나 우리 도는 20% 이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우리 도에서도 다른 시도와 같이 비례대표 의원 비율을 축소해 현재 제주지역 비례대표 의원 7명을 5명으로 축소해 지역구 의원 2명을 증원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응답항목인 ‘도의원 정수 43명으로 증원’에 대해서는 현재 도의원 정수를 41명에서 지역구 의원 2명을 증원, 도의원 정수를 43명으로 하는 방안이라고 간략히 설명했다.

 

조사 결과 ‘비례대표 의원 축소, 지역구 의원 증원’에 대한 의견이 여론조사 기관 2곳 모두 49.1%, 44.2%로 가장 높게 나왔고 교육의원 폐지 의견은 26.9%와 29.9%, 도의원 정수 증원은 24.0%와 25.9%에 그쳤다.

 

도 당국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도민 여론이 이렇게 나왔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번 일만큼은 제주도정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도민 여론 뒤에 숨은 채 제주 정치를 퇴행시켜버리고 말았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선거구획정위 권고안이 도민 여론조사를 거쳐 이미 나왔음에도 다시 여론조사 통해 도민 여론을 묻겠다고 한 데서부터 비롯된 셈이다.

 

주지하다시피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 중 제시한 선거제도 개혁 관련 공약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였다. 대다수의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서만큼은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키면서 다른 시도와 차별화된 자치 분권을 위해 도입한 비례대표 의원 비율 관련 ‘도의원 정수의 20% 이상’ 조항을 다른 시도와 마찬가지로 ‘도의원 정수의 10% 이상’으로 후퇴시키는 결론을 내려 오히려 제주 정치를 한 단계 퇴보시키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실제로 지난 2일 여야 합의로 구성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비례대표제 확대를 골자로 한 선거구제 개편에는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통령의 후보 당시 공약과 정개특위 분위기가 비례대표 확대 쪽으로 기울고 있음에도 제주 정치권은 지역구 의원을 늘리기 위해 비례대표를 줄이면서 뒷걸음질치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이같은 최근 정치권의 분위기를 보면 비례대표를 줄이고 지역구 의원을 늘리는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원희룡 지사를 비롯한 도내 정치권에 묻고 싶다. 과연 제주의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느냐고. 소수 약자를 위한 정치가 아닌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데만 급급한 것 아니냐고.

 

도민 여론을 앞세운 비겁한 정치인들 덕분에 비례대표 축소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게 되면서 결국 부끄러움은 제주도민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기사의 서두에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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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먹었구만 2017-07-21 10:28:46
요즘 폭염에 더위를 먹어도 한참 먹었는가 보네요 ㅠㅠ
도의원 정당제 폐지에 앞장들 서지~~
이 건은 여론조사가 아닌 도민설명회가 필요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