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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북119센터 실습을 마치며
화북119센터 실습을 마치며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07.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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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혜원 제주 한라대학교 응급구조학과
김혜원 제주 한라대학교 응급구조학과

2017년 6월 19일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첫날 첫 실습이 화북119센터에서 시작됐다.

 

구급대원이 되기 위해 1년 반 동안 이론으로만 공부하다가 꿈의 목표인 소방서에 실제로 실습을 하게 되어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됐지만 센터에 들어선 순간 반장님들이 반갑게 맞아주시는 모습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

 

반장님들과 센터장님께 간단히 인사를 드리고 구급차 내부를 살펴보았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구급차 내부 장비와 물품 사용법 및 위치를 익히느라 거의 구급차 안에 있었던 것 같다.

 

주들것 연습을 하는데 정확한 사용법을 숙지를 못해서 주들 것 머리 부분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실제 사람이 타고 있었다면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우리는 학생신분으로 실습을 하고 있지만 환자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학생이 아닌 구급대원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그분들에게는 실전이고 하나의 생명을 다루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장님들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습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환자는 PSVT 환자이다. 낚시를 하다가 몸의 이상을 느껴 신고를 해 출동했는데 온 몸이 바다에 빠진 것처럼 흠뻑 젖어있었는데 물에 빠진 게 아니라 전부 땀이었던 것이다.

 

현장에서 heart rate 200이상으로 체크된 응급상황이었다. 빨리 병원으로 이송이 돼야하는 상황이었다. 구급차 이송을 하는데 사이렌 소리가 울려도 길을 터주는 차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구급차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도 있었다.

 

모두가 길을 비켜주어도 1분 1초가 급하고 아쉬운 상황인데 오히려 끼어들고 잘 비켜주지 않는 상황이 괜히 화가 나고 안타까웠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족이 구급차 안에 타고 있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에 협조해줬으면 좋겠다.

 

또한 구급차로 환자들을 이송하는 데 응급인 환자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마치 구급차를 택시 이용하듯이 아무렇지 않게 불러서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 가면서 처치해줄 것 도 없고 생체징후 이상도 없는 비응급 환자들이 생각보다 더 많이 있었고 특히 술에 취해 신고한 분들도 몇 번 있었다.

 

몸에 전혀 이상 없는 분들과 주취자분들을 이송할 때면 이런 분들 때문에 진짜로 구급대원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신속한 도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화도 나고 허무하기도 했다. 구급대원을 대하는 인식들이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민의식 성장의 필요성을 느꼈다.

 

소방서 실습을 시작한지 어느덧 3주차가 지나고 이제 마지막 한 주가 남았다. 응급구조과에 입학하여 1년 반 동안 공부하고 왔기 때문에 그래도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지금까지 했던 공부가 단순히 성적을 위한 공부를 해왔던 것 같다. 실습을 하면서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닌 현장에서 환자들을 문진하고 응급처치 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공부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방실습을 하면서 확실치 못했던 구급대원이라는 꿈에 확신을 갖게 됐다. 구급대원이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을 가지며 침착하고 신속하게 환자를 마주하며 처치할 수 있는 구급대원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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