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야당’ 전당대회에서 ‘제주’는 장소일 뿐이었다
‘제1 야당’ 전당대회에서 ‘제주’는 장소일 뿐이었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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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자유한국당 ‘제주 비전 토크 콘서트’를 보면서
19일 제주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2차 전당대회 '제주 비전 토크 콘서트'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선 신상진 국회의원(왼쪽부터)과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원유철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파이팅을 다짐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얼마 전까지 여당이던 자유한국당이 19일 제주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2차 전당대회 ‘제주 비전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보수당’인 자유한국당은 지금 야당이 됐지만 소속 국회의원이 100명이 넘는 ‘제1 야당’이어서 이번 ‘제주 비전 토크 콘서트’에서 제주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관심을 모았다.

 

이날 사회를 맡은 민경욱 자유한국당 선관위원이 “전당대회 시 통상 제주를 호남과 한 곳으로 묶어서 했으나 이번에는 당원 동지들을 만나기 위해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유세를 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인제 자유한국당 선관위원장 역시 “제주가 대한민국, 한반도가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며 “전당대회 시작도 이 곳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자유한국당이 부활하는 신호탄이 올라가야 한다”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제주는 ‘그 들’에게 전당대회를 시작하는 장소일 뿐이고 의미와 중요성 부여는 ‘말 뿐’이었다.

 

보수당의 차기 당대표를 노리는 이들의 입에서 제주의 정치 상황이나 지역 현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가겠다는 말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제주 국회의원 ‘0명’‧도의원 ‘5명’…‘뭔가’ 한 마디라도 했어야

 

제주에서 자유한국당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해 4월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제주에서 참패했다.

 

지역 국회의원 3석 중 단 1석도 못 가져갔다. 오히려 내리 4선을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

 

2014년 6월 4일 치러진 제6대 지방선거에서는 나름 선방했다.

 

당시 ‘전략 공천’을 통해 지금의 원희룡 도지사를 만들었고, 제주도의회 의석 수도 18석을 차지했다.

 

전체 도의원 중 당적이 없는 무소속 2명과 교육의원 5명을 제외하면 비례대표를 포함해 36석 중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을 지나면서 13명이 ‘바른정당’으로 옮겨 지금 제주도의회에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은 5명(지역구 1‧비례대표 4)에 불과하다.

 

‘전략 공천’으로 만들어낸 원희룡 도지사 역시 지금은 ‘바른정당’ 소속이다.

 

제주의 정치 상황을 ‘제1 야당’의 당권에 도전하는 신상진 국회의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원유철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몰랐을까.

 

19일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2차 전당대회 '제주 비전 콘서트'에서 당대표 후보, 최고위원 후보,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파이팅을 다짐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오히려 제주에 관한 이야기는 청년최고위원이 되고자 하는 후보자에게서 나왔다.

 

황재철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는 이날 제주도의 정치 현안으로 행정체제개편과 기초단체 부활 여부를 거론하며 “(제주 지역구 국회의원) 3명 모두 여당이고 도의회 41명 중 자유한국당은 5명 뿐”이라며 “다음 달 3일 (중앙당) 신임 집행부가 구성되면 제주도를 살릴 수 있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올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자들의 입에서 나와야 할 이야기가 청년최고위원 후보자에게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보수와 진보로 진영이 나뉘고 좌편향, 우편향으로 구분된다. 여기에 색깔론까지 씌워진다.

 

제주 지역 역시 정도의 차이일 뿐 마찬가지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끊임없이 보수의 부활을 외치면서도 제2공항이나 강정마을 해군기지 갈등, 4‧3 등 제주의 오랜 현안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했다.

 

보수 진영이 보기에 제주의 정치 상황이 그 들과 반대에 놓여 있다는 판단일까. 아니면 ‘해도 안되니’ 아예 포기한 것일까.

 

보수든 진보든 지지하는 세력 밑바탕에는 지역의 민심이 깔려 있다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19일 ‘그 들’은 제주에서 최소한 제주를 위한 ‘무언가’ 한 마디라도 했어야 했다.

 

<이정민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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