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디지털을 통해 시민들이 정치 소비자로서 직접 정책이나 공공서비스를 구매하는 이른바‘직구 민주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제12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마지막날인 2일, 원희룡 지사와 장 뱅상 플라세 전 프랑스 국가개혁담당 차관이 ‘디지털 시대의 민주주의 : 개방적이고 유연한 정부를 위한 제언’ 특별대담에서 나온 얘기다.
이날 대담에서 원 지사와 장 뱅상 플라세 전 장관은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따라 국가사회 시스템, 민주주의 시스템에도 많은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플라세 전 장관은 대담 전 진행된 특별 세션의 강연에서 정보의 개방성을 통해 부정부패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다각적인 시민의 참여를 독려해 법안을 수정해 내는 사례들을 공유하며, 행정 절차의 간소화와 전자정부의 중요성 등을 설명했다.
강연 후 이어진 대담에서 원 지사는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인 기술로 ‘블록체인’을 언급하면서 플라세 전 장관과의 질의 응답을 이어갔다.
원 지사는 “우크라이나와 두바이는 국가의 효율성과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이미 블록체인 도입을 발표했다”면서 앞으로 인공지능이 전자정부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견해를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플라세 전 장관은 “블록체인이나 비트코인 등 중앙의 통제 없이도 사람들이 분산화돼 이용되는 사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인공지능은 전자정부의 처리 절차를 더욱 간소하게 개선시키고, 사용자의 인터페이스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담에서는 디지털 시대 정보력의 차이아 불균형에서 오는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됐다.
원 지사는 “디지털 민주주의는 정부와 관공서, 학교까지 포함한 업무를 간소화하고 시민들에게 쉽게 널리 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보의 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또 그는 “매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측과 이용하지 못하는 측이 사회의 새로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음을 내비쳤다.
플라세 전 장관은 이에 대해 “프랑스에는 도시들을 이동해 다니는 ‘모든 이들을 위한 도서관’이라는 서비스가 있다”면서 “여기에서 착안해 마을 이곳 저곳을 다니며 버스에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해 정보의 불평등과 접근성을 강화시키는‘모든 이들을 위한 공공서비스’의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디지털 민주주의를 통한 지방 분권화와 제주형 스마트시티 조성에 협력하기 위해 국제고문 역할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그는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똑똑함에 비관주의, 의지에 낙관주의’라는 프랑스 속담을 소개하면서 “학생들이 한국의 세계적인 입지를 위한 홍보대사가 될 수 있도록 무엇보다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