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람이 전국에서 쓰레기 가장 많이 버린다?
제주사람이 전국에서 쓰레기 가장 많이 버린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6.12.26 02: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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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 논란]<3>관광객 배출 쓰레기와 통계 섞여 … 현상 왜곡
곽지과물해변 산책로에 관광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쌓여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가 지난 1일부터 시범 시행하고 있는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이하 요일별 배출제)는 쓰레기 배출량 감량 및 분리배출률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쓰레기 문제는 발생, 배출, 수거, 처리(매립, 소각, 재활용 등)의 과정을 포함한다. 요일별 배출제는 ‘배출’ 과정에 제한을 가해서 ‘발생’을 억제하는 제도이다. 이에 뒤따르는 수거 및 처리 과정은 자연히 수월해진다. 특히 ‘배출’의 주체 중에서도 제주시에 거주하는 시민이 가장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시민의 반발이 거센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제주시가 주민에게만 불편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엔 생활쓰레기 발생량 통계가 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제주지역 1명 당 1일 생활쓰레기 발생량이 1.57kg으로 전국 9개도에서 가장 높고, 가장 낮은 경기지역 발생량 0.83kg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제주시에서 제공한 자료 역시 큰 차이 없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2016년 10월말 기준) 제주시민 1명 당 1일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1.79kg으로 2014년에 비해 증가했다.

제주지역 사람들이 원래 쓰레기를 많이 버렸을까? 지난 1997년 제주지역 1인당 1일 생활쓰레기 발생량은 1.05kg으로 전국 평균 발생량과 같다. 20년 만에 50% 이상이 증가했다. 특히 2009년 이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제주 사람들이 2009년 이후 갑자기 쓰레기를 많이 버리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1인 1일당 생활폐기물 발생량. 2009년 이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호남지방통계청

생활쓰레기 범주에 답이 있다. 생활쓰레기는 가정용 생활쓰레기와 사업장 생활쓰레기로 구성된다. 사업장 생활쓰레기의 ‘사업장’은 1일 평균 300kg 이상 폐기물을 배출하는 곳을 뜻한다. 보통 대형마트, 숙박업소 등이 포함된다. 관광객이 주로 찾는 곳이다. 2009년은 무사증제도가 시행되고 저가항공 시장이 크게 확장된 해이다.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한 시기와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급증한 시기가 맞물린다.

생활쓰레기 1인 배출량은 거주민과 관광객 통계가 섞여 있어 현상을 왜곡한다. 실제로 올해 제주시 '가정용' 생활쓰레기 1일 배출량 614.6톤을 제주시 인구수 48만1694명으로 나누면 1명 당 1일 배출량은 약 1.27kg으로 크게 줄어든다. 물론 1일 배출량이 300kg 이하인 숙박업소나 식당 등 소규모 관광관련 업소의 배출량까지 감안한다면 더욱 줄어들 것이다.

이 통계를 가지고 제주도민을 ‘전국에서 쓰레기를 가장 많이 버리는 주민’으로 몰기엔 도민 입장에서 억울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제주시는 요일별 배출제의 당위성을 설명할 때마다 이 통계를 끌고 나왔다. “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시민들의 의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행정의 논리에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쓰레기 줄이기’에 공감하는 주민은 많아도 ‘주민만 불편한’ 제도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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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정책은 쓰레기다 2016-12-26 09:23:52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카드는 왜 티머니로 바꾸고
터치형을 투입형으로 시스템 변경 비용은 누가 부담했는지?
후불제를 선불제로 변경한 이유가 어디 있는지?
정말 쓰레기 정책을 만든 고시장은 물러가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