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는 공동 등재가 아니라 단독으로 등재돼야”
“해녀는 공동 등재가 아니라 단독으로 등재돼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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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해녀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만화지망생 박승희씨
해녀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만화지망생 박승희씨. ⓒ김형훈.

해녀의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등재는 가능할까. 그러려면 관심이 필요하다. 그 관심은 제주도민 뿐아니라 온 국민이 나선다면 더없이 좋다. 하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은 ‘아마’(일본에서 부르는 해녀 이름)를 지닌 일본보다는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한 청년이 나타났다. 만화지망생 박승희씨(29)다. 해녀에 푹 빠진 그를 직접 만났다.

2년 전 겨울이라고 한다. 박승희씨는 TV를 보고 있었다. 해녀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였다. 그는 바다에 깊게 들어가는 해녀의 모습을 담은 그 영상에 푹 빠지고 말았다.

“영상이 너무 예뻤죠. 더 아름다운 걸 제가 그려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해녀를 그리려고 제주를 오가게 된다. 그런데 해녀들의 모습은 ‘예쁜 영상’에 담긴 모습만 아니었다. 그에겐 해녀라기보다는 친근한 할머니였다. 인터뷰내내 그의 입에서는 해녀가 아닌 ‘할머니’로 불렸다.

“전 친근하게 다가가는 성격이죠. 할머니들의 성격이 괄괄하면 얼마나 괄괄할까 생각했죠. 근데 정말 그랬어요. 억새고 강했어요. 그걸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더 다가가라’는 거예요. 얼굴이 익혀지니 지금은 대답도 잘해줘요.”

그는 구좌읍 하도리와 우도면을 오가며 해녀를 만난다. 올 여름에는 할머니들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서 물질을 할 벗이 될 요량이다. 그에게 물질은 더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박승희씨는 현재 한류문화인진흥재단을 통해 ‘제주도 해녀 유네스코 등재 기원 문화 보존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3권 분량의 만화책을 제작하고 있다. 그는 해녀문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해녀는 유사이래 가장 오랜 직업입니다. 점차 숙련되고 발전되면서 문화를 이룬 거죠. 그런데 사라질 수도 있어요. 제 입장에서 봤을 때는 문화형성이 큰 곳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것 맞죠. 단독 등재가 돼야죠.”

물옷을 입고 물질을 나설 준비를 하는 해녀들. ⓒ박승희.
제주 해녀들은 바다밭과 함께 뭍에 있는 밭도 일궈야 한다. ⓒ박승희.

그는 일본 아마와의 공동 등재가 아닌, 제주도만의 유네스코 단독 등재가 맞다는 의견을 비쳤다. 그는 이를 위해 필요한 게 콘텐츠라고 했다.

“단독 등재를 위해서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문화라는 콘텐츠는 사람들의 삶 깊숙이 파고들어 공감과 관심을 일으킬 수 있어요. 제가 하는 작업도 이런 것의 일환이죠. 그런데 개인이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단체가 나서는 게 필요합니다. 예술인 단체나 재단에서, 대학에서 관심을 기울이면 더 좋겠죠.”

그의 노트북은 해녀를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꽉 차 있다. 언젠가는 세상에 선을 보일 내용이다. 그런데 그 속엔 해녀의 낭만적인 모습만 담긴 건 아니다. 제주의 가장 큰 아픔인 4.3도 들어 있다. 박승희씨는 해녀를 통해 제주의 진정한 이야기를 꺼내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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