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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 “무릇 권력을 가진 자들이 역사 앞에 겸허했으면”
안치환 “무릇 권력을 가진 자들이 역사 앞에 겸허했으면”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4.0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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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문화예술축전 평화음악회 피날레 곡으로 ‘잠들지 않는 남도’ 열창
‘잠들지 않는 남도’의 원작자이자 가수인 안치환이 4.3 평화음악회 피날레 곡으로 ‘잠들지 않는 남도’를 열창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무릇 권력을 가진 자들이 역사 앞에 겸허했으면 좋겠습니다”

2016 제23회 4.3문화예술축전 행사 중 하나로 열린 4.3 평화음악회의 마지막 출연자로 나선 안치환이 마지막 앵콜 곡을 부르기 전에 한 이 멘트는 그가 왜 ‘민중가수’라 불려지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한 마디였다.

그는 이어 “5월 광주에서 열리는 추모식에 최고 통치자가 겸허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가슴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으면 좋겠다”면서 “그리고 바로 여기, 이 가슴 아픈 4.3의 그림자들 앞에서 경건하게, 절절하게 여러분의 노래를 함께 부를 수 있는 통치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가추념일로 지정돼 정부 주관으로 봉행되는 4.3 추념식에서 제주도민들이 원하는 노래가 불려지지 않는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한 그는 곧바로 “저는 역사 앞에 정의롭고 올바른 지도자를 원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표를 던져야 합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그는 “가수로서 이런 자리는 부담스러우면서도 이런 자리에 설 수 있는 곡이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자신이 직접 작곡해서 부른 ‘잠들지 않는 남도’에 대한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피날레 곡으로 안치환이 ‘잠들지 않는 남도’를 열창하자 상당수의 관객들은 4월 3일 추념식 행사장에서 불려지지 않는 이 노래를 함께 목놓아 부르며 회한에 젖기도 했다.

안치환은 ‘잠들지 않는 남도’ 와 함께 ‘광야에서’, ‘철망 앞에서’,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바람의 영혼’ 외에 즉석에서 앵콜곡 요청이 들어온 ‘부용산’을 부르기도 했다.

제주어 시집 ‘베롱헌 시상’을 펴낸 시인 황금녀씨가 4.3 시를 낭송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앞서 이날 음악회에는 노래세상 원, 제주 토박이 싱어송라이터 최상돈, 사우스카니발, 비니모터, 제주어 가수 양정원, 퓨전 재즈밴드 제이파워의 공연과 함께 제주어 시집 ‘베롱헌 시상’을 펴낸 시인 황금녀씨의 4.3 시 낭송이 이어졌다.

이번 문화예술축전의 총감독이자 직접 두 번째 출연자로 나선 최상돈씨는 “오늘 행사는 안치환이라는 가수를 초청했다기보다 곡(‘잠들지 않는 남도’)을 초청한 것”이라면서 추념식 식전행사에서조차 이 노래가 불려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4.3의 역사를 부정당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제68주년 4.3 추념일인 3일 오후 5시부터는 제주시청 앞 행사장에서 역사맞이 거리굿 ‘애기동백꽃의 노래’가 펼쳐질 예정이다.

2016 제23회 4.3 문화예술축전 총감독을 맡은 가수 최상돈씨가 두번째 출연자로 나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 미디어제주
2일 저녁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4.3 평화음악회에서 가수 안치환의 공연이 시작되자 한 관객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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