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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립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제언
제주 공립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제언
  • 미디어제주
  • 승인 2016.03.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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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정책자문위원
강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정책자문위원

오래전부터 제주에 대안학교 설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다수의 도민들이 공감하고 설립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주체인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획일적인 공교육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정의 학교가 운영되길 소망해 왔다.

그러나 교육당국에서는 대안학교의 설립을 차일피일 미루며 궁색하게도 대안학교가 아닌 대안교육기관을 설치 운영 준비 중에 있다.

교육청의 준비 중에 있는 대안교육기관은 교육청의 직접 운영을 했던 Wee-스쿨이나 위탁교육기관들의 운영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교육기간의 6개월에서 1년이라는 중‧장기 연장과 기본공통과목과 교육프로그램을 추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진정 학생들의 학업 부적응 또는 학업중단 등 문제유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공립대안교육기관으로는 대단히 한계가 있다. 이것은 대안교육 교육과정이라기보다는 학업부적응 학생의 장기 수련(연수)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예상컨대 공립대안교육기관은 학업부적응 학생의 임시적 대피 또는 학업중단을 하지 않고 학력을 지속유지하며 졸업장을 받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워낙 학업중단과 학업부적응이라는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극약처방으로 대안교육기관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교육당국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진정한 학생들을 위한 대안교육이기보다는 문제가 되고 있는 학생에게 어떻게 하면 고등학교라도 졸업시켜야겠다는 의미에 그치는 것은 공교육의 책임행정은 아닌 것이다. 보다 책임 있는 행정이라면 학생의 왜 학업부적응과 학업중단의 기로에 서있는지 근본 원인을 찾고 원인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정이어야 한다.

대안교육기관에서 당장 고졸 졸업이라는 간판을 얻겠지만 청년의 방황은 지속되고 청년백수라는 사회적 문제는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맞춤형 대안교육 하면 학생의 자아실현을 위한 욕구와 재능을 발현하며 미래의 꿈과 사회적 삶의 가치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공교육의 교육과정과 교수학습법, 교칙과 헌장이 완전히 차별화 되는 것이다. 그래서 뭔가 하고 있다고 가식적으로 생색내는 공립대안교육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기야 지금처럼 대안교육기관이 아닌 공립 대안학교를 설립 운영하려면 지금보다 많은 예산과 대안교육을 위한 교원 확보 등 많은 애로점이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작은 지역이기 때문에 어떤 유형의 공립대안 학교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에 미치는 영향은 극과 극을 달리 수 있다. 학생이 바라는 맞춤형 대안교육 과정을 하는 대안학교가 운영되면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학교 일탈을 부추기는 우려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교육청이 하고자 하는 대안교육의 대상과 대안교육기관의 교육과정은 아닌 것이다. 2015년 기준하여 「초중등교육법」 제60조의 3항에 따른 대안학교는 제주도, 세종시 및 울산시를 제외한 전국 총 62개교가 설립 운영하고 있다. 62개교 중 경상북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립 대안학교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모두 학생과 학부모들이 만족한 대안학교로서 공교육의 동반자로 학업부적응 및 학업중단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제주교육청도 공립 대안학교 설립에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업부적응과 학업중단 위기 등 여러 문제는 고등학교 때 갑자기 나타난 문제가 아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과정 또는 이전에 이미 문제를 갖고 있는 학생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떠한 과정도 없이 갑자기 대안교육을 한다는 것도 심히 검토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고등학생은 이미 문제의 수위가 최극단에 놓여 있는 경우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환자로 치면 중병 중에 중병을 앓고 있는 학생으로 기대하는 것만큼 대안교육의 효과는 없을 것이다.

대안교육의 가장 큰 효과는 중학교 과정의 최적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예전에 학교 밖 청소년과 학업부적응 학생들을 상담했던 경험에 의하면 학생들의 다양한 문제들은 중학생 때 초기화 되어 고등학교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병을 앓고 있는 고등학생보다 문제의 시초를 갖고 있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안교육이 선행되어야 대안교육의 효과가 극대화 된다.

교육청 당국에 다시금 제언하는바 지금의 공립 대안교육기관 설치 및 교육과정은 정말 아니올시다. ‘내 자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학업부적응 및 학업중단 등 여러 문제를 갖고 있는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공립 대안학교가 정답일 것이다.’ 게다가 공립 대안학교의 운영에 있어서도 직영이 아닌 민간위탁이 효과적임을 전하며 대안학교 설립을 다시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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