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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은 되는데 ‘잠들지 않는 남도’는 왜 안되나?”
“‘임을 위한 행진곡’은 되는데 ‘잠들지 않는 남도’는 왜 안되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3.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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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 업무보고에서 추념식 노래 문제 집중 거론
제주도 “이미 실무위에서 검토한 사안 … 공모곡 등 4곡 검토중”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왼쪽)과 김경학 의원이 4.3 추념식 행사에서 '잠들지 않는 남도'가 식전행사에서조차 불려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나섰다.

“5.18 기념식 행사에서는 합창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려지는데 4.3 추념식에서 ‘잠들지 않는 남도’를 못 부르는 게 말이 되나?”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정식)가 17일 제주도로부터 4.3추념식 행사 관련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몇몇 의원들이 4.3 추념식에서 불려지게 될 노래에 대한 문제를 집중 거론하고 나섰다.

오랫동안 제주도민들이 함께 불러온 ‘잠들지 않는 남도’가 올해 추념식 행사 식전행사에서조차 불려지지 않게 된 부분을 지적한 것이었다.

먼저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추념식 행사에서 불려지게 될 노래에 대한 질의를 시작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에도 추모 노래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4.3이 국가추념일이 되기까지 노력해온 많은 사람들과 도민들이 함께 불러온 노래가 ‘잠들지 않는 남도’”라며 “가사를 보더라도 이 노래는 진보와 보수,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의 아픔을 노래하는 내용인데 지금까지 불러온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이 올해 추모식 행사계획에도 추모 노래가 빠져있는 부분을 지적하자 박홍배 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실무위 차원에서 공식 논의를 거쳤다. ‘빛이 되소서’ 등 공모 노래 3곡과 애기동백꽃의 노래를 포함해서 4곡 중에 3곡을 부르기로 했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실무위 논의에서 제외됐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원은 “행사를 도에서 주관하는 거라면 도민들이 원하는 대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눈치보기에 급급한 도정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4.3 관련 단체들과 도민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식전행사에도 없다면 무슨 평화와 상생의 의미가 있겠느냐”며 부르고 싶은 노래조차 부를 수 없는 데 대한 부분을 집중 성토했다.

특히 이 의원은 5.18 행사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곡으로 불려지면 참석한 정치인들도 함께 따라부르고 있음에도 5.18 단체들이 본 행사에서 제창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점을 들어 “‘애기동백꽃의 노래’나 ‘잠들지 않는 남도’ 모두 의지만 있다면 식전행사에는 가능하다. 행사 주관이 제주도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홍배 국장은 “도민들이 부르고 싶은 노래인지 여부는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고 항변했지만 이 의원은 도와 실무위가 최종적으로 도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지 않은 부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박 국장이 “도에서 하면 오히려 욕을 먹지 않겠느냐. 그래서 실무위 의견을 존중한 거다. 실무위에는 전문가들과 유족도 참여하고 있다”고 답변하자 이 의원은 “4.3 추념일에 걸맞게 추모 노래도 식전행사 합창 때 다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논의해달라”면서 실무위 회의록을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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