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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양성언 교육감, 예산안 제출 즈음한 시정연설
[전문] 양성언 교육감, 예산안 제출 즈음한 시정연설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11.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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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인   사   말   씀
(양성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시정연설)


존경하는 양대성 의장님, 그리고 의원님 여러분,

어느덧 가을의 끝자락에 와 있습니다. 농어촌에서는 가을걷이 마무리와 겨울나기 준비에 한창 바쁜 시기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출범 5개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에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신데 대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 해의 끝을 향해 바삐 달려가는 시점에, 오늘부터 제2차 정례회 회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금년을 알차게 마무리하고 내년을 희망차게 맞이하기 위하여 한 달 간 마라톤 회기를 시작하는 의원님 여러분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회기에 우리교육청은 2007년도 예산 편성안 심의와 행정사무감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금년에 한 일과 내년에 할 일을 동시에 평가받는 과정에서 제주교육 전반에 대한 고견을 듣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희망의 2007년을 맞이하는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의 목표는, 세계를 조망하는 넓은 시야와 국제사회를 상대로 하는 전략, 그리고 내 지역과 뿌리에서부터 시작하여 현지에 맞게 행동할 줄 아는 지혜(Think Globally, Act Locally), 즉 국제적인 인물로 성장하는 정체성 있는 제주인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부를 창출하는 시스템의 기반으로서 시간, 공간, 지식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변화상을 읽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변화에 있어서, 기업은 시속 100마일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관료조직이나 정책은 30마일밖에 안되는 거북이걸음을 하기 때문에 경제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비판합니다.

공간적으로는 부의 중심이 한․중․일 중심의 아시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저명한 미래학자의 과학적 전망을 토대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우리 교육계 역시 뿌리 깊은 보수성으로 인하여 변화하는 흐름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아혁신을 외면하므로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학생들의 의식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합니다.

그러한 자세로는 동북아시아의 중심으로 부상하기 위한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원대한 이상을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따뜻한 안방에서 벗어나 거친 들판에서 미래에 대한 도전, 즉 시간, 공간, 지식의 혁신을 찾아 나서야 할 때입니다.

저는 우리가 맞이해야 할 제주국제자유도시의 미래를 위하여 학계, 언론계, 교육계, 경제계, 문화계 등 사회 각 계층을 망라하여 제주교육의 장기 비전을 담은 마스터플랜을 작성하는 방안을 구상 중입니다.

존경하는 의장님과 여러 의원님,

그러면 지금부터 2007년도 예산 편성안과 내년도 주요업무계획에 대하여 소개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2007년도 예산 편성안입니다.

총규모는 4,980억원으로서, 2006년도 당초예산보다 9%가 늘어난 규모입니다.

세입예산 가운데 지방재정교부금이 81%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일반회계의 법정전입금 및 기타 수입 등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세출예산은 경직성 경비인 인건비의 비중이 70%에 달하고 학교 기본운영 경비 등의 비중이 커서, 교육사업비 투자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2007년도 세출 예산안 역시 금년처럼 초긴축으로 편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긴축편성의 한 예로서, 교육행정경비를 금년도보다 9% 감축하는 등, 일시적․소모적 예산 편성을 방지하기 위하여 본청 내 예산사업 구조조정 T/F팀을 구성하여 특별작업을 거쳤습니다. 특히 예산 절감을 위하여 기존 사업에 대한 존폐 여부까지도 고려하는 등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예산 편성 작업을 거치도록 하였습니다.

분야별 주요 세출 사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방과후학교 지원 23억원
○ 자율학교 지원 10억원
○ 원어민 보조교사 지원 39억원
○ 양극화 해소를 위한 복지예산 52억원
○ 교단 선진화 사업 23억원
○ 유아교육비 지원 51억원
○ 교과서 무상 지급 20억원
○ 학교 기본운영 경비 231억원
○ 사립학교 재정결함 지원 379억원
○ 농산어촌 교육여건 개선 19억원 등입니다.

다음은 내년도 주요업무계획입니다.

교육지표인 “미래를 여는 교육․꿈을 키우는 학교”를 구현하기 위하여, 4대 역점시책인 ‘사람다운 품성을 가꾸는 인간교육 강화’, ‘창의성을 기르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국제자유도시를 주도하는 인적자원 개발’, ‘참여와 자율을 통한 학교책임경영제 구현’을 계속 추진하겠습니다.

3대 중점과제인 ‘독서․논술교육의 강화’, ‘외국어교육의 내실’, ‘즐거운 학교 만들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새로운 특색과제로서 ‘i-좋은 학교’ 운영에 적극 힘 기울이고자 합니다.

네 가지 역점시책과 세 가지 중점과제, 특색과제를 분야별로 좀더 부연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사람다운 품성을 가꾸는 인간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삶의 가치를 바르게 세우는 도덕과 행동,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 도와주고 나누는 공동체문화를 존중하는 인간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윤리와 도덕을 실천하는 인성교육, 체험학습 및 봉사활동의 활성화, 진로지도 및 상담활동의 내실화, 학교 통일교육의 강화, 인권 중시 생활지도의 정착, 미래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청소년문화의 육성에 매진하겠습니다.

둘째, 창의성을 기르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겠습니다.

학생의 능력과 소질을 계발하고, 진로 개척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지식기반사회를 주도하는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교육과정 자율 운영 지원을 강화하고, 교실수업 개선 지원체제를 구축하며, 기초학력 책임지도제를 운영하겠습니다. 또한 학력 신장을 위한 평가를 실시하며, 독서․논술교육 지원체제를 강화하고, 학교생활기록부 신뢰도 제고에 힘 기울이겠습니다.

셋째, 국제자유도시를 주도하는 인적자원을 개발하겠습니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 및 세계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국제적 마인드를 갖춘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외국어교육 활성화와 함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원연수를 늘리고,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과후학교 운영에 예산과 교육력을 집중 투자하겠습니다. 직업교육 체제를 혁신하며, 제주자연유산을 가꾸는 환경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참여와 자율을 통한 학교책임경영제를 구현하겠습니다.

교육자치의 본질을 살리기 위해 자율과 책임이 조화된 학교경영, 그리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통하여 학교교육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단위학교의 자율 역량 제고에 힘 기울이고, 소외계층 지원책 마련 및 교육복지 증진에 힘쓰고자 합니다. 학생 건강을 보장하는 학교 보건․급식 운영, 교육가족이 만족하는 교육환경 조성 및 도-농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균형적 교육시설 투자 사업을 전개하겠습니다.

다섯째, 3대 중점과제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독서․논술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학교도서관 현대화 사업과 학부모 명예 사서교사제를 운영하고, 제주책축제 행사 및 각종 독서대회를 개최하며, 학교별 독서교육 실행계획 수립․운영, 사이버 독서교육 및 독서교육 연구학교 운영, 토요 독서․논술 콘테스트와 일요 논술아카데미 등을 추진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외국어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의사소통 중심의 초등 영어교육 확대 및 원어민 보조교사 수업능력 평가,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 외국어 교사 워크숍, 영어 몰입교육, 멀티미디어 어학실 설치 등을 추진하겠습니다. 제주외국어학습센터를 위시하여 도내 4대 권역에 외국문화학습관 설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단위 학교폭력 예방․근절협의체 및 학생선도단 조직․운영, 대안교실 운영 및 도덕적 모델과의 만남 프로그램 운영, 상벌점 관리시스템 이용을 권장하고자 합니다. 1학생 1교사 결연, 1학생 1동아리 활동, 교사의 전문능력 함양 연수 등을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여섯째, 특색과제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186조 ‘학교 및 교육과정 운영의 특례’ 조항을 근거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율학교, ‘i-좋은 학교’를 지정․운영하고자 합니다.

우선 시범학교 10개교 정도를 지정하여 2007년부터 2년 간 운영할 계획으로서, 교육과정 운영은 영어․제2외국어 등 외국어교육 프로그램,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 예체능․과학․독서․논술․발표․토론 등 창의적 체험 위주의 교육프로그램, 국제이해교육 프로그램, 국제적 수준의 교육과정 운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양대성 의장님, 그리고 의원님 여러분,

이상으로 예산 편성안 및 주요업무계획 소개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한정된 교육재원으로 효율적인 편성이 되도록 힘 기울였던 만큼, 예산 운용과 집행에 만전을 기하여 좋은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자 합니다.

교육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과 같은 장기적 안목의 국가 인적자원 개발 사업입니다.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이므로, 현실이 어렵더라도 장래를 내다보며 대화하고 숙고하면서 교육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도권 교육의 역사가 깊은 서구에서는 새로운 교육정책을 입안함에 있어서, 정책 이전과 이후에 달라질 변화를 미리 시뮬레이션해 보고, 그 결과에 대한 확신이 서야 비로소 확정이라는 단계를 밟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살려야 할 것은 계승하고 해묵은 것은 창의적으로 뜯어고치는 자세로 교육행정을 전개해 나가고자 합니다. 향후 제주교육 정책을 수립․시행함에 있어서도 의원님 여러분께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깊은 이해와 다각적인 협조가 있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교직사회 구성원들에게 당부 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 경건한 민의의 전당에 희망과 기대 대신 참담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섰습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제주교육계는 도민사회에 많은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따가운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한편으로 깊이 반성하고 한편으로는 열심히 분발하여 도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을 다짐합니다.

시각을 달리하면, 이 모든 일들이 권위주의적 행정 시스템에서 자율과 분권의 시대로 바뀌면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나 백 번을 이해한다고 해도,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스스로 손상하는 행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자기부정 행위라고 인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 교직사회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욱 강한 신뢰로써 힘을 주고, 이 시련의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고 싶습니다.

자율과 분권, 국제화․특성화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일말의 혼란스러움도 있을 수 있기에, 이러한 과도적인 흔들림을 조속히 가라앉혀 안정된 교직사회를 유지하는데 우리 모두의 생각을 합일시켜야 하겠습니다.

과거 우리나라가 크게 어려웠던 시절에도 선배 교육자들은 오로지 교육에 대한 사명감과 책무감 하나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창조하는 씨알이 되었습니다.

변화무쌍한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더욱 높은 도덕성과 사명감이 요청됩니다.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경받는 교원이 되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학생에게 철저한 교사가 아니라, 그 반대로 학생에게 관대하고 스스로에게 철저한 교사상을 정립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러분을 굳게 믿습니다.

제주교육을 사랑하시는 도민 여러분에게도 부탁 말씀을 드립니다.

제주교육에 대한 도민사회의 질책과 비판 속에는 미래를 위한 깊은 사랑의 마음도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질책과 더불어 관심과 애정도 함께 표현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저는 제주교육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겪는 이러한 환골탈태의 성장통을 꿋꿋이 이겨내고, 도민들께서 기대하시는 에듀토피아를 향하여 저의 교육철학과 소신을 다 하여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겠습니다.

그리하여 제주에서 국제사회를 리드할 수 있는 국제적 인물,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세계적 인물을 탄생시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장님과 의원님 여러분,

아무쪼록 금년 남은 기간 동안 건승을 기원하며, 내년에는 더욱 높은 이상과 목표로써 도민의 삶의 질 향상, 제주교육의 국제적 위상 정립을 위하여 지도․조언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이상으로써 2007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11월  20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양  성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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