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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크루즈 對 딜라쇼, 경량급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UFC] 크루즈 對 딜라쇼, 경량급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 미디어제주
  • 승인 2016.01.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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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FC 홈페이지]

지난 18일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81‘에서는 격투기 역사에 남을 명경기가 나왔다. 도미닉 크루즈와 TJ딜라쇼의 벤텀급 경기는 가볍고 빠른 경량급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UFC 벤텀급 전 챔피언 도미닉 크루즈가 18일(한국 시각) 미국 보스턴 TD 가든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81' 메인 이벤트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5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현 챔피언 TJ 딜라쇼를 2-1 판정으로 누르고 챔피언 벨트의 새 주인이 됐다. 

사실 플라이급이나 벤턴급 같은 체급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가벼운 무게로 인해 KO가 나오기 힘들고, 서로를 누르고 있기 힘들어 그래플링 앤 파운딩이나 서브미션도 다른 체급에 비해 드문 편이다. 

하지만 경량급엔 경량급 나름의 매력이 있다.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스텝, 이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타격 기술 등이 존재한다. 

이번 크루즈와 딜라쇼의 경기는 이 모든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격투기 역사상 최고의 스텝을 지녔다고 평가 받은 크루즈는 지난 2년의 공백이 무색하게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는 발에 좌우로 머리를 흔드는 모습은 복싱 선수를 연상시켰다. 

딜라쇼는 이에 맞춰 강력한 압박 전술을 준비했다. 자신보다 리치가 길고 스텝이 좋은 크루즈에게 거리를 줘서 좋을게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딜라쇼는 그 빠른 크루즈의 스텝을 따라 다니며 상대의 얼굴에 여러 차례 펀치를 적중시켰고, 로우킥으로 상대 허벅지를 노렸다.

이에 크루즈는 현란한 스텝과 위빙으로 상대 펀치를 회피하면서 카운터를 여러 차례 꽂아 넣었다. 누가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은 채 5라운드 내내 펀치와 킥을 주고받았다.

두 선수는 마치 무협 영화에서 보이 듯 서로의 공격을 유려하게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크루즈는 딜라쇼의 펀치를 코앞에서도 피해내며 회피의 달인다운, 차원이 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워낙 뛰어난 회피 능력과 타격 기술로 생각보다 정타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5라운드 경기를 치른 것 치고는 두 명 모두 얼굴도 깨끗한 상태였다. 타격 적중 횟수도 109-122로 박빙이었다. 

결국 승부를 가른 것은 레슬링이었다. 크루즈는 허를 찌른 테이크 다운으로 이번 경기 전까지 테이크 다운 디펜스 100%를 기록하던 딜라쇼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크루즈는 11번의 테이크 다운을 시도해 4번을 성공시키며 딜라쇼를 당황시켰다. 비록 금방 일어나 스탠딩 상태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심판진에 큰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한 그림이었다.

결국 미세한 차이로 크루즈가 딜라쇼를 꺾고 챔피언 벨트를 되찾아 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사실 누가 이겼어도 문제가 없을 만큼 치열한 경기였기 때문에 크루즈의 부상만 아니라면 리매치가 잡히는 건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벤텀급 타이틀 전 흘렀던 긴장감은 여타 중량급 매치들이 줬던 ‘언제 KO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느낌의 그것이 아니었다. 빠른 스피드와 치열한 스텝 싸움, 화려한 타격·회피 기술들은 격투기의 또 다른 ‘진수’를 느끼게 했다. 이 경기는 앞으로 ‘왜 경량급 매치를 보는가’에 대한 답을 대신 할 것이다.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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