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에서 까칠한 캐디로 소문난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가 재미교포 케빈 나(타이틀리스트)와도 플레이 속도 문제로 얼굴을 붉힌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골프닷컴은 13일 앨런 십넉 기자가 계열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에 쓴 당시의 일화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2014년 9월 미국PGA투어 도이체방크챔피언십 첫날 케빈 나는 애덤 스콧(호주), 크리스 커크(미국)와 동반플레이를 했다. 윌리엄스는 당시 스콧의 백을 멨다. 케빈 나는 투어에서 플레이 속도가 느리기로 정평난 선수였다.
세 명은 첫 다섯 홀에서 합쳐 보기 4개, 더블보기 2개를 쏟아낼 정도로 헤맸다. 그 바람에 플레이 시간이 꽤 소요됐고 그 라운드 내내 앞조와 간격이 규정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른바 ‘아웃 오브 포지션’이다.
사단은 2라운드 후 벌어졌다. 그 날 74타를 친 케빈 나가 윌리엄스에게 악수를 청하자 윌리엄스가 거부했다.
케빈 나는 ‘원래 까칠한 사람이니 그렇겠지…’라고 생각하며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스코어링 텐트를 나섰다. 그때 윌리엄스가 케빈 나에게 다가와 “당신은 형편없는 영화를 보고 또 본 적이 있는가?”고 물었다.
케빈 나는 무슨 말인지 선뜻 이해가 안 가 “아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윌리엄스는 “그게 바로 당신이다. 케빈 나 당신. 앞으로 다시는 당신과 플레이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이에 케빈 나가 “선수는 우리인데 왜 네가 나서냐? 네가 나설 자리가 아니다. 내게 문제가 있었다면 얼마든지 스콧이 말할 수 있고 그래야 옳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윌리엄스가 가까이 왔고, 사태가 심각해질 조짐을 보이자 미PGA투어 관계자가 나서 “여기에서 이러면 안된다”고 말렸다고 한다.
2016년엔 슬로 플레이에 대한 규제가 더 심해진다. 선수들 사이의 문제에 개입한 캐디도 오지랖이 넓지만, 그같은 사태를 초래한 선수에게도 창피한 일이다.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