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새해 제주도의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현미경 심사’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나섰다.구성지 의장은 16일 열린 제335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 심의를 앞둔 저와 동료 의원들의 마음은 이미 다 비웠다, 아니 비움을 당했다는 말이 더 맞을 것 같다”는 말로 개회사를 시작했다.
이어 구 의장은 “더 이상 비울 것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편안하다고 하시는 분도 있다”며 “사심 없이 예산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예산의 길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내년 도 예산이 올해보다 7.42% 증가한 4조1000여억원으로 예산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섰고 도교육청 살림살이 규모도 800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들어 “무거운 예산 계혁의 짐을 지고 제335회 제2차 정례회를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정례회를 시작하면 늘 긴장 속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의원들의 처지”라며 바로 새해 예산 때문이라는 점을 토로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든 지방의회 의원이든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에게 지역예산 확보는 곧 능력으로 직결된다”면서 “해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정례회가 되면 예산 전쟁이 벌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산안 심의 의결 과정에서 서로 큰 상처를 받은 지난해를 교훈삼아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예산 편성 과정을 보면 우리 의회가 어디까지 책임감을 느끼고 심의에 임할 수 있는지 솔직히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일반공공행정 분야가 13.08%로 지난해보다 0.88% 증가한 반면 사회복지 분야는 지난해보다 고작 0.18% 증가하는 데 그쳤고 농림해양수산분야의 경우 지난해보다 0.57% 줄어든 11.27%로 편성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특히 사회복지 분야 예산의 경우 전국 평균이 29.65%이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전북의 39.3%에 비하면 무려 20%나 적은 규모로 편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증가하지 말아야 할 부분에서는 대폭 늘어난 반면 반드시 증가돼야 할 복지 분야는 증가 폭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특히 노인, 청소년 예산은 올해보다 0.26% 감소한 5.45%로 편성돼 노인 인구와 내일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소외하는 현상을 볼 수 있어 심히 걱정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농업과 수산업 분야 예산이 오히려 감소한 데 대해서도 그는 “농수축산인들의 한탄하는 심중을 헤아리지 못한 결과”라며 “제주도정이 정책에 대한 우선순위에서 역행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그는 “도민의 뜻을 대변해야 할 우리 의회 입장에서 보면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