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산읍 땅값 들썩…3분기 누계로는 제주서 최고
순간을 놓치면 아쉬움만 남는다. 흔히 이렇게들 말한다. “아~ 그거였는데.” 그래봐야 후회만 남을 뿐이다.
솔직히 말하겠다. 보름쯤 됐다. 정확히 얘기하면 10월 30일이다. 육지에 사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성산포에 공항이 들어선다면서”
친구의 말은 그야말로 황당했다. 기자는 “아니야”라고만 했다. 그러면서 다른 쪽을 거론했다. 친구의 얘기는 성산포에 있는 땅을 사라는 사람이 있는데, 사야 하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단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10월 30일을 복기해본다.
“성산포에 공항이 들어선다며?”
“그래? 야, 이거 특종인데….”
놓쳤다. 대어를 놓치고 말았다. 지난 9일 국토교통부가 제2공항 후보지로 성산읍 일대를 발표하자 기자는 10월 30일 친구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아차’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육지사람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친구가 그렇게 얘기할 정도면 성산읍에 제2공항이 들어선다는 건 알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는 것 아니겠는가.
자료를 뒤져봤다. 10월 27일자로 국토교통부가 배포한 3분기 전국 땅값 자료였다. 그 자료에 제2공항 문제를 풀 하나의 실마리가 발견됐다. 제주도의 3분기 누적 땅값 상승률은 2.81%로 대구에 이어 가장 높았다.
더욱이 특이한 점은 성산읍 지역의 땅값 상승률이 3.75%로 가장 높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성산읍 지역은 전에도 땅값 상승률이 높았나? 그건 아니다. 올해부터였다. 올해 상반기 전체 제주도 땅값 상승률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은 혁신도시 일대인 법환·서호·호근동 일대가 2.86%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성산읍으로 2.61%였다.
그렇다. 제2공항으로 성산읍 지역이 될 것이란 관측은 올해초부터 진행됐다는 사실이다. 제2공항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성산읍 지역의 땅값도 동시에 뛰었다. 뜬금없이 성산읍 지역의 땅값이 치솟을 리가 없다.
그러고 보니 제주도민들만 들러리가 된 기분이다. 원희룡 지사도 모 방송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발표 당일에야 알았다”고 하지 않았던가. 도민들은 뒤통수를 맞고, 육지사람들에게 좋은 일만 해준 건 아닌지 모르겠다.
도정은 제2공항 주변에 에어시티를 세운다는 계획도 제시하고 있다. 성산읍 지역의 땅 투기는 이미 제주도민의 완패로 끝났다. 누가 정보를 흘리는지, 그런 정보에 까막눈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가 문제가 된다. 1라운드를 완패로 끝나고, 이어질 제2공항 개발 등에서도 도민들이 밀리면 끝장이다. 이제 제주도의 제대로 된 역할만이 남았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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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올랐을까? 결코그렇지않다 지금보다 백배는 올랐을것이다.
평당3~10만원도 않되게 매물로나온땅도 안팔린게많았는데 ... 추측성기사로
혹세무민 해서는않되겠다. 그래서 검찰에서 수사한다하니 기다려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