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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호 출항 13분 만에 사라져…사고 당시 급박했나
돌고래호 출항 13분 만에 사라져…사고 당시 급박했나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9.06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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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PASS 누르면 신고 되는데 접수 안 돼…승선원 21명 파악 돼
윈드시어로 항공기는 못 뜨고 함정은 실종 선원 수색으로 늦어
 

제주 추자도 해상에서 실종됐다 발견된 돌고래호에는 승선원 21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출항한지 13분 만에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상 항적자료가 사라진 것이 확인되면서 사고 당시 신고를 할 수 없을 만큼 급박한 상황이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이평현 본부장은 6일 오후 4시 30분 전복된 낚시 어선 돌고래호 관련 2차 브리핑에서 돌고래호에는 21명의 승선원이 있었고 현재까지 10명의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돌고래호의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상 출항신고는 오전 7시 25분에 처음 확인됐다. 이후 오전 7시38분 돌고래호의 V-PASS상 항적자료가 사라지면서 연락이 끊겼다. V-PASS상으로는 출항 13분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해경은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돌고래호는 예정대로라면 5일 오후 7시 제주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해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성항으로 입항할 예정이었다. 출항 예정 시간 보다 25분이나 늦게 V-PASS 출항신고가 된 것이다.

사고 당일 비슷한 시각 출항했던 돌고래1호 선장 정모씨(41)와 돌고래호 선장 김모씨(46)가 2분 간격으로 전화통화를 주고받았지만 “잠시만”이라는 짧은 대화 이후 통화가 두절되기도 했다.

이후 돌고래1호 선장 정씨는 돌고래호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오후 8시 40분 추자 해양경비안전센터 출장소로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출장소 직원들은 추자도에서 남성항까지 2시간에서 2시간 30분정도 소요되는 점을 생각해 20여분 뒤인 오후 9시 3분에서야 추자해경안전센터를 거쳐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사고 사실을 접수했다.

신고 상황을 보고 받은 추자도 민간자유구조선 2척은 오후 9시 36분 V-PASS가 마지막으로 확인된 지점으로 출동해 수색에 나섰지만 당일 기상상황과 좁은 가시거리로 실종자들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후 오후 10시 30분에 해경경비정이 도착했다. 해경은 지난 4일 제주시 한림읍 해상에서 실종된 선원을 수색 중 신고를 받고 사고 해역으로 출동하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밤 항공에는 윈드시어가 발효 돼 해양경찰 헬기는 물론 해군과 공군 항공기도 뜰 수 없어 구조에 나설 수 없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V-PASS는 위급 상황 시 누르거나 뜯어내면 바로 해경에 신고가 접수되는데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점으로 미뤄 사고 당시 급박한 상황으로 인해 둘 다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종자들의 위치를 핸드폰 위치로 파악 할 수 있는 것 아니었냐는 질문에 해경은 핸드폰이 물에 들어가면 그 근처 기지국을 가리키기 때문에 위치 추적의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실종자들의 핸드폰 위치는 제주 추자 기지국을 나타내고 있었다.

 

시신은 오전 7시 28분 추자도 묵리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어선 대물호와 광명호가 오전 7시 55분 추자도 예초리 앞 해상과 오전 8시 21분 상추자항 입구 해상에서 각각 발견했다.

날씨가 밝아지면서 파고는 2m 정도로 약간 높게 일었지만 조류는 비교적 약하게 흘러 수색은 이후 속도가 붙었다.

오전 8시 25분 추자대교 인근에서 수색 중인 헬기가 시신을 발견하고, 이후 오전 9시 5분까지 상추자도 하추자도 서방 해역에서 시신 4구가 연이어 발견됐다. 또 오전 11시 37분에는 하추자도 오리동 갯바위 150m 지점과 오전 12시 47분 우두도 인근 해역에서도 실종자들이 발견됐다.

생존자들이 사고 당시 너울에 떠밀려 내려왔다고 진술한 것처럼 사망자들의 시신은 사고 해역 주변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돼 인양됐다.

돌고래 호 출항 당시 해상 날씨는 북동풍 9~11m/s, 파고 2.5m, 시정거리 2m로 기상특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평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지난 밤 파도가 높고 비 날씨로 인해 가시거리가 좁았다”며 “발견된 선박이 전복돼 있어서 조금만 보였기 때문에 선박을 찾는데 있어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경에 따르면 돌고래호의 출항 신고 당시 제출 명부에는 22명이 기재됐지만 그 중 명부에 있던 4명은 승선하지 않았고, 명부에 없는 3명이 확인되면서 21명이 승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도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해경은 밝혔다.

이평현 본부장은 돌고래호의 승선원이 정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선장이 실제 승선인원과 승선원 명부를 다르게 제출한 것으로 생존자 진술 등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었다”며 “정확한 승선원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제33조(출입항 신고 등)에 따르면 낚시어선업자는 낚시어선에 승선할 선원과 승객의 명부를 첨부해 출입항 신고기관의 장에게 톤수 및 승선인원에 관계없이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명시적 규정은 없다. 승선원 명부를 거짓 작성했을 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생존자 김모씨(49·부산), 이모씨(47·부산), 박모씨(39·경남)등 3명은 해경 헬기로 제주한라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저체온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돌고래호 선장 김모씨(47) 등 사망자 10명은 전라남도 해남군 사고수습본부와 협의해 해남병원, 우리병원, 우석병원 등으로 나눠져 안치됐다. 현재 사망자 10명의 신원은 확인된 상태다.

현재 사고 선박은 전복돼 선저만 보이는 상태로 유실방지를 위해 해경 고속단정으로 사고 해점으로부터 남동방 2.7km 해안에 고박 된 상태다.

해경은 현재 사고 지점에 선박 75척(해경30, 해군6, 관공선2 등), 항공기5대, 해경 74명, 해군 17명, 공무원 등을 동원해 해안가 주변을 수색 중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사고 해역은 북동풍이 약 10m/s로 불고, 파고는 약 2m로 일다 점차 호전될 것으로 보여 수색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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