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저지 도민운동본부-안동우 의원, 1일 공동보도자료
한미 FTA 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와 민주노동당 안동우 의원이 공동으로 제주도청에 한미 FTA에 따른 지역 조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의한 결과 FTA협상 6대 원칙에 합치하지 않는 조례는 일단 14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밝힌 FTA협상 6대 원칙은 최혜국대우원칙, 내국민대우원칙, 시장접근제한원칙, 현지주재의무금지원칙, 이행요건 부과금지 원칙, 고위경영자 및 이사회 국적의무 부과금지 원칙 등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청이 FTA 6대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비합치 조례’ (협상에서 유보되지 않으면 조례를 원칙적으로 폐기해야함)내용을 분석한 결과 해당된 조례는 ▲인재육성기금조례 ▲특별자치도 개발사업 시행 등에 관한 조례 ▲농임축수산업의 수급안정에 관한 조례 ▲ 친환경농산물지원조례 등이다.
#도청 질의결과 친환경급식조례, 해수욕장운영조례까지도 포함
또 ▲농수축산물직판장 설치 및 운영조례 ▲ 옥외광고물 관리조례 ▲ 수산물 방역 및 안정성검사조례 ▲ 전복양식단지시설관리운영조례 ▲어항관리조례 ▲ 지역연안관리심의위원회 운영조례도 포함됐다.
해양생태계보전지역관리자문위원회구성 조례 ▲ 해수욕장관리조례 ▲유어장 관련 조례 ▲연안항만시설관리조례도 한미 FTA 체결에 따라 주요내용이 변경되거나 삭제해야 하는 조례에 포함됐다.
주요내용으로는 인재육성기금의 경우 지원대상을 제주도내 주소지를 둔 자로 한정하는 조항이 한미 FTA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개발사업시행 조례의 경우 도민우선고용계획과 개발사업에 대한 도내업체 참여계획도 문제가 될 것으로 지적됐다.
농임축수산업 수급안정 조례는 계약재배 조항, 출하조정, 자조금 적립 등 주요한 모든 분야(도청 답변내용 참조)에서 손질이 불가피 할 것으로 조사돼 제주도 자체적인 계획수립 권한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주도민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친환경급식조례의 핵심적 내용인 ‘우리농산물 사용’ 명문화 역시 수정 또는 삭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어항관리 조례 중 수협과 어촌계장으로 명문화된 이용단체 역시 ‘내국민대우’ 원칙에 위배되면서 조례내용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나타나는 등 한미 FTA 체결이 지역사회와 조례에 미치는 영향을 일부분이나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제주도차원에서 감귤만이 아닌 총체적 대응 필요
무엇보다 위의 조례들은 FTA 협상에서 유보안으로 채택되지 않으면 사실상 협상체결 후 자동 폐기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한 FTA협상 유보안에 포함되지 않은 복지확대, 행정조치들은 추후 FTA협상이 체결되면 정부제소권 등을 통해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제주도청의 답변서는 일단 FTA 협상 원칙만을 근거로 주로 1차 산업을 중심으로 분석한 것으로 실제 4차 협상까지 진행된 분야별 협상에 대한 세부조사 및 분석작업을 진행할 경우 조례 수는 늘어날 수 밖에 없으며 지역사회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경기지역 고양시의 경우 친환경상품구매 촉진 조례 등 20여건이, 이천시의 경우 학교급식비 지원에 관한 조례 등 7건이, 구리시의 경우 시금고 운영에 관한 조례 3건 등이 한미 FTA와 불합치하는 조례라며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다른 분야 추가적 분석 및 관련 내용 공개해야"
제주 역시 고양시, 구리시, 이천시 등과 유사한 조례가 있다는 점에서 제주도당국이 좀 더 치밀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지하수에 대한 독점개발권한을 사실상 갖고 있는 제주도지방개발공사의 권한 등 지방공기업 경우에도 한미 FTA 협상의 6대 원칙 중 시장접근제한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분석되는 등 분야별로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동우 의원은 “그동안 김태환 도정은 감귤만 협상에서 제외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과 행동을 해왔던 만큼 이제라도 지역차원에 대한 세밀한 피해분석과 함께 한미 FTA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환 한미 FTA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제주도당국은 이미 4차 제주협상 이전에 이같은 결과들을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도민들에는 공개하지 않았다”며 “총체적 진단 속에 도당국이 한미 FTA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유권자인 도민들을 위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