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2회 추경예산에 제주관광공사 전출금으로 편성한 60억원의 해외 홍보 마케팅 사업비가 상임위에 이어 예결특위 심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23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경용)의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허창옥 의원(무소속)은 “지금까지 추경에서 도로 사업이나 시설비로 한꺼번에 60억원을 편성한 사례는 있지만 경상경비 60억원을 한꺼번에 편성한 사례는 처음 봤다”고 포문을 열었다.

허 의원은 “사업설명서가 달랑 한 장 뿐이다. 사업설명서라면 이 사업이 어떤 내용인자 나와 잇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구체적인 산출 내역과 사업을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건지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중환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이 “구체적인 내역은 예산이 성립되기 전이어서 관광공사와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또 허 의원이 “산출 내역을 상세히 작성해 제출하겠다고 해놓고 25억, 12억원짜리 사업에 대한 설명을 딱 한 줄씩만 작성해놓고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이 국장은 “전출금 성격 때문에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양해를 부탁했다.

그러자 허 의원은 “지사가 중국 내 여행업 등 관련 기업 협회를 만나기 위해 중국 출장을 떠났는데 오늘 뉴스를 보니까 협회와 면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 출장비가 여기서 나가고 있는 것 아니냐. 지사의 출장비를 공사가 집행을 대행하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현우범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전출금에 대한 사후 정산이 이뤄지지 등 허술한 관리감독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현 의원이 60억원을 전출금으로 주면 정산 의무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일반 보조금은 법에서 지정된 곳에만 줄 수 있도록 하면서 이 경우는 통으로 60억원을 주고 정산할 일도 없다고 하면 이게 맞는 거냐”고 추궁했다.

이 국장은 이에 대해 “전출금으로 할 건지 공기관 대행사업비로 할 것인지 판단은 균형있게 해야 한다”면서 “기존 대행사업비로만 하던 것을 올해부터 나눠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의원은 “공기관 대행사업비의 경우 사후 통제가 가능하지만 전출금은 사후통제가 안된다”면서 이 국장이 이사회에 도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항변한 데 대해서도 “그건 공식적인 통제가 아니지 않느냐”고 일축했다.

특히 현 의원은 “홍보 마케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사후정산 의무도 없는 불투명한 돈을 이렇게 써도 되는 거냐. 60억원이나 쓰면서 세부적인 내용도 없고 사후정산 의모두 없는 예산을 편성하는 게 맞느냐”면서 “일부에서 지사 해외 나들이 경비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위성곤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25억원, 12억원을 단 한 줄로 정리한 예산은 처음 본다”면서 “상세히 작성하겠다고 해놓고 이렇게 예산을 제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세부 내역이 있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중환 국장이 이에 대해 “공기관 대행사업비로 할 경우 각 사업별로 사업계획을 승인받고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친 통제라는 문제가 있다”고 항변했지만 위 의원은 “마찬가지다. 전출금으로 주면 관광공사가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된다. 도민을 대신하는 의원으로서 60억원을 주고 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도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거다”라고 지적했다.

홍석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