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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포괄한 고교체제개편안은 어렵다”
“모두를 포괄한 고교체제개편안은 어렵다”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6.2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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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용역 도민공청회, 예체능 전공 일반고·특성화고 개편·평준화 일반고 확대
수개월 용역 결과 도민 반응 ‘실망’, “정작 일반고 활성화 방안은 빠졌다”
 

제주도교육청 고교체제개편 연구용역진이 이번 용역에서 평준화 지역 일반고·읍면지역·특성화고 모두를 발전시키기 위한 용역은 불가능했다고 용역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제주도교육청 고교체제개편 연구용역진(책임연구원 김민호 제주대 교수)은 29일 오후 4시 제주도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도민 공청회를 열고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수개월에 걸친 용역 끝에 발표된 고교체제개편안 밑그림은 예체능을 전공하는 일반고 운영으로 읍면지역을 활성화하고 특성화고 구조개편을 통해 평준화 지역 일반고 정원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개편안은 참석한 도민들로부터 거침없는 비난을 받았다. 예체능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읍면지역까지 지원해서 오겠느냐는 기본적인 의견에서부터 취업만을 위해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학생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등 기초 조사가 부족했다는 근거 자료 부족까지 지적이 잇달았다.

대정고 총동창회장 이문호씨는 “동지역은 학생들의 자존심 때문에 학급 수를 늘리고, 읍면지역은 예체능 등의 형태로 활성화하겠다는 방식의 고교체제개편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현실적인 읍면지역 활성화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용역진이 이번 발표한 읍면지역 고교 활성화 방안으로는 △예체능 전공의 일반고 운영 △국제적 수준의 공립학교 운영 △농어촌 거점 고등학교 중심 클러스터학교 운영 △유휴고교 직업교육센터 활용 등이다.

또 읍면지역 고교들을 통합·분산·특성화 등의 형태로 전환 운영하면서 발생 할 수 있는 문제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일었다.

표선고 운영위원장 A씨는 “읍면지역 활성화 방안이라면서 정작 일반고 활성화 방안은 없다”며 “연합고사에서 떨어져서 시외로 왔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도 있는데 잘 운영되고 있는 학교들을 다시 예체능학교 등으로 전환해버리면 아이들에게 혼란이 생길 것이다. 우리학교는 개편에서 차라리 빼달라”고 반발했다.

김민호 교수는 “예체능 실기 교육에 많은 비용과 실기 강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석문 교육감은 학교당 1억을 들여서라도 유능한 강사들을 수용할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교사가 가르칠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은 외부강사와 제주도내 귀농귀촌 문화예술인들을 활용하며 활성화 하겠다고 동의했다”며 “읍면지역 활성화를 위해 학과 개선의 뜻이 모아진다면 경비는 제주도교육청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고 졸업생 이무열씨는 “고교체제개편은 특성화고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른 것 같다”며 “현재 중학교 부모들 중 고졸과 취업을 목표로 자녀를 키우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묻고 싶다”고 따져 물었다.

이 씨는 “제주고 ‘학교 알리미’에 통계 자료에 따르면 금년도 졸업생의 경우 제주고 학생 취업률은 8.8% 지나지 않는다”며 “또 용역팀이 제시한 지난해 제주고 관광조리과 취업률이 44.7%로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인원 38명 중 16명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시 읍면지역 제주도 중학생, 학부모의 진학 희망이 19.7%로 특성화고 진학희망 비율이 높다는 것을 모두 취업을 위해 희망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지 의문도 제기했다.

동여중 운영위원장 B씨는 “고교체제개편이 너무 광범위해서 피부에 와 닿지가 않는다”며 “개편의 필요성을 학부모들이 느낄 수 있게 공청회를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용역의 초점은 특성화고·일반고·읍면지역 골고루 발전시키는 것보다는 제주시에서 3000명 정도가 읍면지역으로 밀려나는 상황과 읍면지역도 또 밀려나는 상황 등 교육적 상황을 해소하는 일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고 용역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모든 것을 포괄한 개편안이 아닌 내용적으로는 읍면지역을 활성화하고 특성화고를 보완해가면서 진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역진은 이날 공청회를 바탕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다음달 10일 최종 보고회를 발표한 뒤 7월 24일 최종 결과물을 제주교육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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