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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잊으셨나요?” 제주에 추모 걸개그림 걸리다
“세월호 잊으셨나요?” 제주에 추모 걸개그림 걸리다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5.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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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인행동 ‘별빛등대’ 작가 문화예술 퍼포먼스 선보여
유민아빠 김영오씨 “‘고생이 많다’ 한 마디면 충분하다”

“우리가 이 긴 싸움을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절대 나쁜 뜻으로 하는 것이 아니니 ‘그만하라’ 말고 ‘고생이 많다’ 이 한마디만 부탁 한다”

제주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세월호 진상규명 난장토론회 및 거리예술제’가 23일부터 24일까지 제주시청 어울림 마당 일대에서 진행된다.

만화인 행동 제주후원 주최, 간드락소극장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광화문에서부터 시민들과 함께 만화 걸개그림 예술 활동으로 ‘잊지 않겠습니다’ 그 의미를 실현해 가고 있는 10여명의 현장행동팀 ‘별빛등대’ 작가들이 함께하고 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

지난해 7월 14일부터 46일 동안 단식을 하며 긴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도 별빛등대 작가들과 함께 제주를 방문해 만화 걸개그림 그리기에 동참했다.

김영오씨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여러 행동들과 일정들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고 말을 이어갔다.

김씨는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근력이나 관절 등이 이미 다 소진돼 현재 몸 상태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면서 “집에 들어가는 날에는 이틀 동안 쓰러져 자는 날도 많다”고 말했다.

후유증이 심해졌음에도 김씨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나서는 이유는 딸 유민이와 안전하지 못한 사회 때문이었다.

 

김씨는 “몸이 힘들다고 집에만 있으면 아이가 생각이 나서 차라리 밖에 나와 함께 행동하는 것이 낫다”며 “시행령이 폐기가 되지 않고서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아직도 세월호냐’라고 비난하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씨는 “그분들은 언론에 비치는 우리 유가족을 오해하는 것이다. 보상금을 받은 줄 알고, 더 받으려 하는 것으로 ‘그만해라, 적당히 해라’ 하는 것”이라면서 “유가족들은 보상금을 10원도 받지 못했고, 돈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한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국민들이 우리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건을 조사한 것뿐이지 밝혀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절대 나쁜 뜻으로 하는 것이 아니니 ‘고생이 많으시다’ 이 한마디만 해주면 된다”고 부탁했다.

 

이날 오전 12시부터 시작된 만화작가들의 걸개그림 퍼포먼스는 시민들의 눈을 사로잡는 이색적인 예술 활동에 손색이 없었다.

‘별빛등대’ 박정하 작가는 “광화문에서 활동하던 만화작가들이 제주에는 처음 내려왔다”며 “만화가 접근성이 쉽기 때문에 유가족이 남기고 싶었던 희망사항이나 아픔 등을 시민들에게 위로와 기억 등을 좀 더 잘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작가는 “우리 작가들은 ‘재능기부’, ‘도움’이라는 말을 불편해한다”며 “단지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에 ‘동참’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걸개그림 행사 이외에도 제주 지역에서 활동중인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의 참여도 만나 볼 수 있었다. 도내 참가 예술인으로는 거리악사 김수수, 마임이스트 이경식, 앙상블 이레, 첼리스트 문지윤, 싱어송라이터 러피, 더 질레 밴드 등이 참여했다.

행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로 시민들에게 세월호와 관련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다시 한번 세월호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걸리는 만화 걸개그림은 이튿날까지 시민들에게 보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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